오세훈, 중동 투자유치 승부수는 ‘핀테크’

2024-05-08 13:00:03 게재

두바이 국제 핀테크 박람회 기조 연설

핀테크 기업 이끌고 투자유치 선봉역

국내선 디지털자산 거래 활성화 앞장

서울 소재 핀테크 기업 ‘로드시스템’은 모바일 여권 플랫폼 ‘트립패스(Trip Pass)’를 개발한 업체다. 모바일 기기에 여권을 담아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 국내외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해당 앱의 ‘세금 환급(Tax Refund)’ 기능이다. 해외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앱을 이용해 즉시 환급받을 수 있다. 로드시스템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24 CES(세계가전박람회)에서 금융기술부문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또다른 핀테크 기업 ‘모인’은 해외 송금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을 활용하면 송금에 필요한 시간이 크게 줄어들 뿐 아니라 송금 수수료도 시중은행의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

5성급 이상 호텔을 대상으로 ERP(기업 자산·자원 관리시스템) 솔루션을 제공하는 H2O 호스탈리티의 이웅희 대표는 UAE로 아예 이사를 했다. 이 대표는 “아부다비투자청의 투자를 받은 뒤 6개월전 아부다비로 집을 옮겼다”며 “중동 시장에 자본이 몰리고 있는 만큼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6일(현지시각) 두바이(UAE) 상공회의소에서 오세훈 시장과 파이살 주마 칼판 벨훌 두바이 상공회의소 부의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해외투자유치 선봉대 ‘인베스트 서울’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의 핀테크 기업들을 이끌고 오일머니 유치에 나섰다. 5일 중동 출장에 나선 오 시장은 6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 핀테크 박람회에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오 시장은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 서울의 장점을 알리고 앞선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한국의 핀테크 기업들을 중동과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의 금융 경쟁력 지수가 세계 10위까지 올라섰다"며 “세계 1위의 ICT 인프라와 규제 완화, 여의도 금융집적단지 조성 노력 등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두바이 상공회의소에선 서울시의 글로벌 투자유치를 총괄하는 ‘인베스트 서울’과 두바이 상공회의소 간에 MOU(상호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이 열렸다. 중동의 작은 어촌 도시에서 세계적인 관광·무역 허브로 도약한 두바이는 오는 2033년까지 경제규모와 인구 수를 지금의 2배로 키우는 ‘The 33’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양측은 두바이 상공회의소의 서울 사무소 설립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인베스트 서울은 오 시장의 해외 투자유치 사업의 선봉대 역할을 한다. 해외 자금 유치와 창업기업 육성을 담당한다. 공격적인 투자유치 활동으로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유치 금액에서 역대 서울시가 거둔 실적(코로나19 이전 포함)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

인베스트 서울의 활약에 힘입어 서울시는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부다비 스타트업 생태계 중심인 ‘Hub71’과, 11월에는 두바이의 금융허브인 DIFC(두바이 국제금융센터)와 연이어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두바이 아부다비 등 UAE 국가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투자유치 관련 협력을 중동 전반으로 확대 중이며 그 중심에 핀테크가 있다”며 “서울을 2030년까지 세계 5위 금융도시로 만들기 위한 투자유치 및 인프라 구축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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