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항암치료 부작용 한방치료로

2014-07-16 10:54:04 게재
최근 국가암등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수명(81세)까지 생존했을 때 암에 걸릴 확률은 36.9%로 나타났다. 그중 남자는 5명 중 2명(38.1%), 여자는 3명 중 1명(33.8%)이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족 중 한 사람은 암에 걸릴 수 있으니 평소 대비할 필요가 있다.

암 치료는 크게 수술, 방사선요법, 항암화학요법(이하 항암치료)으로 나뉜다. 물론 병이 얼마나 진행된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항암제는 기본적으로 빠른 속도로 분열하는 세포를 죽인다.

문제는 항암제가 암세포만 죽이는 게 아니라 위장점막세포, 골수세포, 생식세포 등 세포분열이 빠른 다른 정상세포들까지 파괴한다는 점이다. 항암치료를 받고 나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표적 항암제를 쓰기에는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를 따라가지 못한다.

세계최고 병원에서도 항암치료 후 구토 증상에 침치료 사용

따라서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항암치료의 부작용 중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증상은 메스꺼움, 구역질과 구토다. 항암치료 후 구토는 강도가 더 심하고 처방받은 구토 방지제로도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보험이 적용되는 약의 종류와 기간이 제한적이어서 경제적 부담까지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침 치료가 답이 될 수 있다. 침은 예전부터 오심과 구토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도 1990년대에 항암치료 후 발생한 오심구토에 침 치료가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여러 임상연구에서 그 사실이 입증됐다. 엠디엔더슨 암센터 같은 세계 최고의 암병원도 항암치료 탓에 발생한 오심 구토에 전기침 치료를 사용하고 있다.

항암치료 후에는 심한 피로감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치료 직후 2~3일이 지나면서 점차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해 2주 정도 지속된다. 항암치료는 3주 간격으로 시행하는데, 피로감이 심해져 예정대로 항암치료를 진행하기 어려워지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아예 항암제 용량을 줄여서 투여하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더욱이 치료가 끝 난 후 1년이 지나도 피로감이 지속되기도 한다.

한약, 항암치료에 저항력 높여

그 해결책에는 항암치료 전후로 한약치료를 함으로써 체질에 맞게 자연치유력을 증대, 체력 회복을 돕는 방법이 있다. 간혹 한약이 암세포를 키우지 않냐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으나 이는 잘못된 속설에서 나온 것이다.

암에 걸리면 증식속도가 빠른 암세포가 정상세포의 에너지를 빼앗는 데다, 항암치료로 백혈구 같은 면역세포도 손상을 받기 때문에 몸의 면역체계가 약해진다. 정상적인 면역세포에도 영양이 충분하게 공급돼야 환자가 암세포와 싸워 이길 수 있다. 항암치료에 영양 공급은 필수라고 알려져 있듯이 항암치료 전후에 한약치료를 통해서 면역세포를 보강하고 자연 회복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중국에서 위암환자 339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한약치료가 암의 재발을 방지하고 생존율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암치료에서 73.4%의 의사들이 한약치료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경희대 한방병원 암클리닉에서는 항암치료를 받는 암 환자에게 건칠(옻)을 주 성분으로 하는 한약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염증은 낮추는 효과를 봤다.

이렇듯 한방의 과학적 근거가 쌓이고 있는 것은 암 환자에게는 희소식이다.

다만 항암치료 과정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가 필요하므로, 한양방 협진이 원활히 이뤄지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도영 경희대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