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키우고 함께 성장하는 육아공동체

2014-08-27 10:31:47 게재

“올바른 가치 위해 함께 하니 외롭지 않아요~”

발도르프 & 숲학교 부모협동조합

부모만큼 아이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오늘 아침, 집을 나선 아이의 얼굴 표정을 기억하는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무엇을 하며 노는지, 무엇이 우리 아이를 가장 기쁘게 하고, 무엇이 우리 아이를 가장 힘들게 하는지 부모들은 잘 알고 있을까?
오늘 아침 집을 나서는 우리 아이의 얼굴이 어땠는지 생각해보자. 설레임 가득한 발걸음으로 ‘다녀오겠습니다’를 외쳤다면 그 아이는 분명 행복한 아이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 함께 성장해가는 부모들이 있다. 아이들의 깊은 숨을 찾아주는 ‘발도르프 & 숲학교 부모협동조합’을 소개한다.  

자연 속에서 스스로 배우는 아이들  

매일 아침, 개성도 성격도 다른 세 살에서 일곱 살의 아이들이 활짝 웃으며 들어서는 ‘발도르프 & 숲학교 부모협동조합’. 문을 열면 앞마당에서 2층 주택 곳곳마다 아이들의 놀다간 흔적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대부분 자연에서 얻은 것들. 이곳의 아이들은 책과 연필 대신 삽과 물을 가방에 담고, 매일 아침 뒷동산을 오른다.
다섯 살 지윤이는 어제 솔잎으로 만들어 놓은 새 둥지를 살피고, 일곱 살 시현이는 만들기 할 재료라며 나무를 줍는다. 또, 한 아이가 땅을 파기 시작하자 어느 덧 모두가 함께 하는 땅파기 놀이가 시작됐다.
선생님은 기다려주고 아이들의 놀이를 존중해준다. 오늘 계획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아이들을 통제하는 일은 없다. 사시사철의 자연과 함께 하면서 아이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어~ 내 나무에 청솔모가 잣을 갖다 놓았네요. 착한 청솔모에게 편지를 써줘야겠어요,” 6살 온우는 자기 이름을 붙여준 온우 나무에 떨어진 잣을 보고 신이 났다. 직접 만들어간 유산균 요구르트에 잣을 넣어 먹는 아이들은 산딸기, 밤, 개암, 도토리까지 자연이 주는 선물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놀이와 교육과 삶은 하나다. 

아이들이 이곳에 오기 시작하면 부모는 아이가 갖고 놀 인형을 직접 만들어줘야 한다. 이렇게 아이들 놀잇감은 대부분 부모나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것. 아이들의 놀이는 자연스럽게 교육과 연결돼 있다.
산에서 가져온 재로들은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이 되기도 하고,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모빌로 탄생하기도 한다. 목각인형이나 악기 등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아이들은 매일 재료를 찾고, 칼과 톱 같은 공구도 직접 사용한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바느질을 하고 수를 놓는 모습도 이곳에서는 익숙하다.
직접 따온 애기똥풀과 쑥, 버찌로 지끈을 염색하고 가방을 만들기까지 기다림 없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때로는 1년을 계획하고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 시간에 몰입하고 성취감을 맛보며 자존감을 찾아하고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권리와 책임을 배우는 부모들   

‘발도르프 & 숲학교 부모협동조합’은 발기인 조합 상태로 정식 인가를 앞두고 있다. 10년 전부터 발도르프 교육을 해왔던 김은남 원장이 기존의 어린이집 공간을 내놓고 정부 지원금도 받고 있어 조합원들의 부담을 많이 줄인 상황. 기존 교육에 한계를 느낀 부모들의 공감대로 만들어진 만큼 기존의 학습 프로그램은 없으며, 유기농 먹거리를 제공하고, 교사 당 학생 수는 5명이다.
부모와 교사 모두 같은 목표를 향해 책임 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모든 의사결정은 학부모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고, 부모 동아리를 통해 생태 및 발도프르 교육의 가치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 초등 아이들의 숨통을 열어주기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도 운영 중. 마지막으로 행복한 아이들을 키우며 성장해 나가고 있는 부모들의 한마디로 끝을 맺는다. 
“이분들과 함께라면 외롭지 않게 아이들 키울 수 있겠구나, 우리가 원하는 가치를 계속 추구할 수 있겠구나 힘을 얻습니다.(고현아.40)” “혼자서는 아이들을 키울 수 없겠구나. 내 아이에만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구나, 함께 하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죠.(변연화.39)” “사람이 제일 중요하죠. 교사들이 아이들을 서로 사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한경민.40)” “여기 이곳이 여러 가족의 공동체가 회복되는 작은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어요.(안승혜.39)”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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