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음식 ‘육개장’

추운 겨울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별미

2015-01-02 08:40:29 게재

먹거리 귀했던 시절, 나눔의 미학으로 탄생한 음식

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혹 지난 연말 각종 모임과 야근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다면, 또는 찬 겨울바람 때문에 연 초부터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면 일단 육개장 한 그릇을 추천합니다. 고사리와 숙주, 파가 듬뿍 들어가 송골송골 땀 흘리며 먹게 되는 육개장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원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음식입니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요즘, 1월의 음식으로 육개장을 소개합니다.    

영양 풍부해 보양식으로 제격
육개장은 원래 무더운 여름 땀 흘려가며 먹는 복중의 대표 음식이었다. 하지만 매콤하면서 감칠맛이 나 언제 먹어도 입맛을 돋워주는 덕분에 계절과 무관하게 즐기는 음식이 됐다. 요즘은 추운 겨울 몸을 훈훈하게 해주는 음식으로 겨울철에 즐겨 먹는 이들이 많다. 육개장의 ‘육(肉)’은 쇠고기를 뜻하며 ‘개장’은 개고기를 끓인 국을 말한다. 선조들은 삼복 때 보양 음식으로 개장, 즉 보신탕을 즐겼다. 개가 귀하거나 개고기가 입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소의 양지머리로 국을 끓였는데 이것이 육개장의 출발이다. 먹을거리가 귀했던 일반 서민들은 적은 양의 고기로 많은 사람들이 먹기 위해 고깃국에 여러 가지 나물은 넣었고,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먹는 육개장이 됐다. 조선시대 말기부터 궁중에서도 복날 개고기 대신 육개장을 먹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육개장과 달리 소의 양과 곱창 같은 내장류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쇠고기 대신 닭고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닭육개장’ 또는 ‘닭개장’이라 부른다.
육개장은 여름에는 허해진 기력을 보충하고 겨울에는 추위를 이기는 보양식으로 많이 먹는다. 단백질과 지방산, 각종 비타민이 풍부한 쇠고기와 무병장수의 상징인 파가 듬뿍 들어가 있어 영양이 풍부하다. 특히 겨울대파는 추위를 이겨내고 자라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비타민과 철분,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어 몸의 면역력을 길러주고, 각종 질환과 감기예방에 도움이 된다.



만두와 찰떡궁합
장례식장의 대표음식이기도 한 육개장은 장례를 준비하며 고생하는 사람들의 보양을 생각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육개장에 들어간 고추기름의 붉은 색이 액운과 귀신의 침범을 막는다고 믿어 문상객들을 잡귀로부터 보호한다는 뜻으로 많이 먹게 되었단다. 또한 수험생들의 영양 관리에도 도움을 주는 음식이다.
육개장과 같이 먹는 음식으로 보쌈과 떡갈비 등이 있고, 맛이나 영양학적으로 만두도 궁합이 잘 맞는다. 육개장에는 대파가 듬뿍 들어가는데 바로 이 파가 만두소의 돼지고기가 가진 비타민의 흡수를 돕는다고 한다. 또한 만두는 육개장의 얼얼한 맛을 달래주는데 제격이다. 메밀전병이나 녹두전, 계란말이 등도 매운 맛을 달래주는 음식으로 곁들여 먹기에 좋다. 

우리동네 맛있는 육개장을 맛볼 수 있는 곳

강동엽의 다오래 육개장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에 주문즉시 대파 등을 듬뿍 넣어 끓여내 깊은 국물맛과 시원한 대파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국물이 많이 맵지 않아 아이들 먹기에도 적당하고 커다란 사발에 담겨 나와 양이 푸짐하다. 소의 양이 들어가 오돌오돌 씹는 맛이 좋은 양육개장도 있고, 육개장 국물을 이용한 육칼국수와 육수제비, 다오래전골, 양 볶음, 녹두전 등을 맛볼 수 있다. 
위치 일산동구 무궁화로 32-12
문의 (오전10시~오후10시)

홍익궁중 전통육개장
소고기와 대파, 자체 개발한 전통식 양념장을 이용해 진한 육수로 끓여낸 육개장을 맛볼 수 있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사골육개장, 어린이 전용 육개장, 육개장 전골, 닭개장, 육칼국수, 만두 등이 있다. 또한 여러 가지 한약재를 넣어 삶아낸 보쌈요리를 선보인다.
위치 일산서구 가좌로 34-4
문의 (오전10시~오후10시)

파육장
대파와 소고기 양지를 주원료로 해서 만든 전통 육개장을 선보인다. 2시간 동안 끓인 소고기 양지 육수에 이곳의 특수 양념소스를 넣고 대파를 가미한다. 육칼국수와 만두, 보쌈 등의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위치 일산동구 장항로 283
문의(영업 오전 9시~오후 9시, 일요일 휴무)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내일신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