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아주그룹 '따로 또 같이' 눈길

2015-02-17 10:14:34 게재

자동차유통사업 3형제 '각자각색'

범아주그룹의 3형제 각자가 자동차 유통사업을 '따로 또 같이'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같은 뿌리에서 시작해 서로 다른 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자동차유통업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아주그룹은 고 문태식 명예회장이 설립했다. 3형제 중 장남인 문규영 회장이 아주그룹, 2남 문재영 회장이 신아주그룹, 3남인 문덕영 사장이 AJ네트웍스지주부문(아주가족)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각자 주력사업은 다르지만 모두 자동차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주그룹의 문규영 회장은 레미콘 등을 주력으로 한 아주산업 외에 재규어랜드로버(아주네트웍스) 한국GM(아주모터스) 등의 딜러를 맡고 있다. 16일에는 볼보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새로운 딜러로 등록했다. 무엇보다 아주캐피탈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아주캐피탈은 자동차판매를 위한 할부금융상품을 다루고 있다. 아주그룹은 아주캐피탈을 매각하려 했으나 지난 13일 갑작스레 철회했다.

신아주그룹은 상봉터미널 운영, 부동산개발 외에 폭스바겐(아우토플라츠) 딜러를 하고 있다. AJ네트웍스는 렌탈사업과 냉장창고를 기본으로 하고 AJ렌터카, AJ파크(무인주차장 운영)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완성차와 수입차 판매, 자동차금융, 렌터카, 중고차 등이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범아주그룹 3형제가 자동차유통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2012년 이후다. 당시 사회적으로 재벌그룹·대기업의 수입차 대리점 진출에 비판적인 여론이 알 때였다. 아주그룹은 아주캐피탈을 인수(2005년)했고, 한국GM 딜러였다. 여기에 2012년 상반기 신아주그룹이 폭스바겐 딜러권을 따냈고, 같은해 7월 AJ네트웍스는 AJ렌터카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켰다. 이듬해 봄에는 맏형인 아주그룹이 재규어랜드로버 딜러로 나섰다. 자동차금융에 강한 아주캐피탈 매각을 철회하면서 신규 판매망까지 확장한 것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아주그룹이 크게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어느 중견기업보다 자동차유통에는 유리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며 "형제기업간 시너지를 내면 다른 자동차 딜러보다 경쟁력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주그룹은 '형제기업간 시너지'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이미 각 회사들이 모두 계열분리를 했고 기업경영상 남남"이라며 "각자 주요 거래처가 있는데 형제 기업들이라는 이유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주그룹은) 특수관계 시너지를 기대하고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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