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과학의 달 특집 기획

PART 2 전년도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수상자 3인이 전하는 “나만의 발명 비결은”

2015-04-02 00:48:05 게재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1979년에 국립과학관의 주관으로 제1회 대회가 개최된 후 매년 지속적으로 개최되어 왔다. 제1~6회에는 최고상이 국무총리상이었지만 1985년 제7회부터는 죄고상이 대통령상으로 격상되었으며 1989년 제11회의 경우에는 발명대상으로 과학기술처 장관상이 수여된 바 있다. 4월 지역 예선을 앞두고 있는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의 전년도 수상자들을 만나봤다.

발명은 생활의 작은 불편 해결해보려는 노력에서 출발
김채린(귀인중학교 2학년)
  

김채린 학생은 지난해 ‘미세먼지 정화창문’으로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교내 대회에서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채린 학생은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어떻게 하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며 “미세먼지 정화창문은 창문 방충망 쪽에서 물을 흘려 물막을 만들어 먼지를 정화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물을 절약하기 위해 폐수를 1차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했고 전기 요금이 많이 나와 실사용이 어려울 것을 고려해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 따뜻한 햇볕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대안도 제시했다.
채린 학생이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것은 지난 해 뿐만이 아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에는 교내 대회뿐 아니라 경기도 대회에서도 장려상을 수상했다. 당시 수상 작품은 ‘안전 울타리’.
“학교 나무 밭에 울타리가 있었어요. 나무 밭으로 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울타리였는데 아이들이 그곳에서 장난을 치다 다치는 일이 종종 발생했어요. 작은 사고였지만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다치지 않는 울타리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채린 학생은 과학시간에 배운 용수철의 원리를 잘만 활용하면 아이들이 다치지 않는 울타리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제 울타리를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에 ‘프링글스’ 통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고 원리를 설명했다. 채린 학생이 만든 안전 울타리는 교내 우수상을 수상했고 도 대회 예선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현재 세종과학영재고를 준비 중인 채린 학생은 “어려서부터 과학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며 “발명이 크고 거창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어렵지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작은 불편을 개선하려는 생각에서 시작하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내 대회 이후 지역 예선에 출전하며 채린 학생을 지도한 귀인중 김광동 교사는 “발명은 사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라며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출품한 작품을 보면 아이디어 수준에서 멈춘 작품이 많다”며 “제작과정에 분명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지만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부분까지 만든다는 자세로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며 최선을 다해 만들어야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작품 만든 후에도 꾸준히 수정·보완하며 완성도 높여
김도현(안양동초등학교 6학년)
  

안양동초등학교 6학년 김도현 학생은 지난해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동전분리 저금통’을 출품했다.
“엄마 생일이라서 4학년 때부터 모은 저금통을 갖고 은행에 갔는데 동전분리 기계가 고장이 나서 제가 손으로 다 세어야 했어요. 연말이라 은행 직원들이 모두 바쁘셨거든요. 돈을 직접 세면서 집에 동전분리 저금통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은 다음해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의 작품으로 탄생했다. 도현 학생은 아크릴판을 구입했고 모형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생각대로 작품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동전 크기에 맞춰 아크릴판에 구멍을 만드는 작업도 쉽지 않았고 동전의 크기와 아크릴판의 구멍 크기가 일치하지 않아 고생도 했다. 시행착오를 거쳐 작품을 완성했고, 작품이 완성된 후에는 최종 점검을 위해 반마다 돌아다니며 친구들의 반응을 살폈다.
저금통 상단에 비스듬히 가로질러진 아크릴판으로 동전을 넣자 크기별로 ‘또르르~’ 금액별로 동전이 떨어지는 발명품을 본 친구들의 얼굴은 신기함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최종 완성된 도현 학생의 동전분리 저금통은 교내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지역예선에서 특상, 경기도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외에 도현 학생은 양산에 소형 태양 전지판을 달아서 선풍기를 돌려 햇볕을 가리는 것뿐 아니라 선풍기의 기능까지 더한 양산을 발명한 일도 있다. 발명을 좋아하는 도현 학생의 꿈은 과학자이면서 발명가가 되는 것이다.
도현 학생의 어머니 오윤희(39 비산동)씨는 “평소 호기심이 많은 도현이는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때그때 메모를 해둔다. 하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해서 바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참석하기 전, 특허를 낸 관련 제품이 있는지, 시판된 제품이 있는지 검색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분명할 경우 작품 제작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발명품을 완성할 때까지도 그렇지만 교내 수상 후 지역 예선과 도 대회에 참석하기까지 아이디어가 계속 나오면서 수정·보완 작업을 계속했다”며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새벽까지 작품을 수정하고 결국 완성하는 아이를 보면서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엄마 잔소리에서 시작된 ‘전기절약 멀티 탭’, 전국대회서 우수상 수상
송관형(신안중학교 1학년)
  

“전기코드 뽑자. 전원도 꺼야지~.” 집에서 엄마가 아이들에게 흔히 하는 잔소리이다. 신안중학교 1학년 송관형 학생의 발명품은 엄마의 잔소리에서 시작됐다. 관형 학생의 발명품은 ‘전기 절약형 멀티 탭’.
보통 가정에서 사용하는 멀티 탭은 코드를 뽑은 후에도 전원이 켜져 있다. 코드를 뽑고 멀티 탭의 스위치까지 눌러 꺼야 완벽하게 전원이 제거되는 것이다. 관형 학생은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코드를 분리시킴과 동시에 전원이 제거되는 멀티 탭을 만들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기절약 멀티 탭은 지렛대와 스프링의 탄성력 원리를 이용한 작품이다. 멀티 탭의 전원을 작은 전구를 이용해 밖으로 빼내 작품을 보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고 기존 제품과 발명품을 하나의 공간에서 비교할 수 있게 제작했다. 관형 학생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제품이 아니라 부품 하나, 부속 하나가 모두 소형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직접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어려웠다”며 “위험한 공구와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작업은 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대부분 스스로 해결하며 두 달에 걸쳐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형 학생의 전기절약형 멀티 탭은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교내 최우수상, 시 지역예선 특상, 도 대회 특상을 차지했고 전국 대회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국 대회에서까지 상을 받을지는 몰랐어요. 시 지역예선과 도 대회를 거쳐 전국 대회까지 나가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그런데 전국 대회 심사위원 중 한 분이 실제 얼마만큼의 전기가 절약되며 돈으로 환산했을 때 절약되는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질문했을 때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게 지금까지도 아쉬워요. 데이터를 수치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거든요.”
관형 학생은 “선사 시대에 사냥이 불편해서 주먹도끼를 만든 것처럼 편리해진 현대에도 아직 불편한 많은 것들이 있다. 또 생활의 불편함뿐 아니라 환경이나 자원절약 분야까지 모두 발명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분야에서 고민해 올해에도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의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형 학생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꿈이 바뀌지 않았다. 방과후학습의 로봇교실에 참여하며 실생활에 유용한 로봇을 개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관형 학생은 학업 성적도 우수하다. 성적이 우수하고 발명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아버지 송성수(44)씨는 “독서만큼 좋은 선행학습은 없다. 다른 집은 선행을 학원을 통해 하지만 관형이는 선행을 책으로 한다”며 “지금까지 읽은 책이 3000권이 넘는다”고 말했다.

내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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