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2015 희망 고교 탐방 | 하나고

2015-05-01 00:00:01 게재

강인한 체력 위에 체·덕·지(體·德·知) 조화 이루는 창의적인 세계인


세상을 들여다보는 깊은 안목과 세계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 뛰어난 지성과 강인한 체력, 그리고 덕성과 감성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창의적인 세계인을 육성하고 있는 하나고등학교(학교장 이태준, 이하 하나고).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을 육성하고, 학생 스스로 자신의 장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겠다’는 설립 취지에 충실한 학교운영으로 작년 10월 자사고 재지정 재평가에서 14개 학교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시설, 다양한 교과목과 자율적인 학습 분위기, 월등한 대학 입시 성과까지 더해져 하나고는 명실상부한 명
문 고등학교로 부상했다. 지난 3월 25일 하나고 진학을 희망하는 우재형(성수중3), 홍준기(불암중3), 심기호(전일중3), 배병기(신천중2)군과 김나경(용마중3), 최단영(동작중2)양이 하나고를 찾았다. 재학생들을 만나 학교 탐방까지 마친 이들은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며 2016년도 하나고 신입생이 될 결심을 단단히 했다.   

 
무계열, 무학년 
학생 개인의 진로, 적성, 흥미, 능력에 맞는 교과 선택

아름답기로 유명한 하나고 건물. 북한산과 하나를 이루며 실내체육관, 콘서트홀, 기숙사까지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하나고에서는 그날 마침 학부모 총회가 열려 북적거리고 있었다. 기숙사 생활 덕분에 입학 후 한 달여 만에 부모님을 만나게 된 신입생들은 교정 곳곳에서 저마다 학교생활을 전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탐방을 온 중학생들을 반겨준 재학생은 학교홍보 동아리 회장 서하린(2학년), 회원 조기풍(2학년)군과 차장 김찬희(2학년)양. 고입 면접 때보다 더 긴장된다며 너스레를 떨던 재학생 3인방은 예비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주며 하나고 생활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나갔다.  
무계열, 무학년제로 운영되는 하나고에서는 반별 시간표가 아니라 학생별 시간표가 정해진다. 억지로 계열을 정해 그와 관련된 공부만 하기 보다는 학생 개개인이 다양한 학문을 접하면서 치열하게 진로를 고민하고, 스스로 계열을 찾아가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수강신청도 대학교와 똑같은 시스템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신청한다. 하나고에는 157개의 과목이 개설되어 있는데 이과 계열을 전공하려는 학생도 얼마든지 문과 수업을 신청하고 들을 수 있다. 또한 교과교실제, 블록타임제를 실시하여 수업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나고는 2010년에 개교한 서울 유일의 전국단위 자사고다. 한 학년 200명 정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지만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을 통한 대입성과는 놀랍다. 1기 졸업생인 2013학년 대입에서 200명 중 107명이 SKY에 합격(중복)했고, 2014학년 대입에서는 153명의 SKY 합격자가 나왔다. 서울대 합격실적을 살펴보면 2013년 46명(수시 44명, 정시 2명), 2014학년 66명(수시 58명, 정시 8명), 이번 2015학년 대입에선 61명(수시 56명, 정시 12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수능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적성에 맞는 다양한 커리큘럼 경험과 치밀한 진학지도 덕분이라는 평가다.


왼쪽부터 서하린, 김나경, 최단영, 김찬희, 배병기, 우재형, 조기풍, 심기호, 홍준기  




새로운 교육 시스템 속에서 유영하듯 즐기는 학생
중학생들의 질문은 공부와 비교과활동, 체육이나 수행평가 준비 시간을 어떻게 안배하는지 에 집중됐지만 정작 재학생들은 왜 그런 것이 궁금한지 의아해 하는 눈치였다. 심지어 동아리 회장 서하림 군은 편하게 공부하고 싶어 하나고를 지원했다고 답한다. 다른 학교에 진학했다면 매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피폐한 생활을 했겠지만 하나고에서는 마음껏 고민하고, 마음껏 즐기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는 얘기다.
중학생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허세가 아닐까 재차 삼차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이래서 ‘하나고스럽다’라는 말이 생겨난 듯싶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고 치열한 과정을 거치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는 것이다.
모든 학생들이 학교의 교육 시스템에 자발적,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국내 반, 국제 반, 인문계열, 자연계열에 상관없이 학생들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과목을 선택해 특화된 교실을 찾아가 수업을 듣는다. 각종 AP과목과 전문교과목, 수능과목도 사교육 없이 방과 후 수업으로 해결한다. 사교육에 의존해 공부해온 학생들은 설혹 면접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이런 하나고 생활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학교생활이 궁금해요!
재학생들이 긴장을 풀어주자 중학생들의 질문이 더 활발해졌다.

Q.배병기-기숙사 생활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김찬희-순간 울컥할 때는 혼자보다 친구가 곁에 있는 게 좋다. 하지만 각자 다르게 생활해왔기 때문에 때로는 함께 있는 게 불편하기도 하다. 일어나는 시간도 다르고 소소한 것들이 부딪힐 때가 많다. 가령 나는 자야하는데 친구는 소리를 내서 영어 단어를 외운다던지 하는 정도. 하지만 서로 속 얘기를 다 털어놓고 의견을 내면 갈등은 쉽게 해결되기도 한다. 룸메이트가 있어서 정말 많이 의지되고 재미있다.  

Q.김나경-1인 2기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요.  



서하린-1인 2기는 약 100개 정도의 강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나고의 대표적인 비교과활동이다. 방과 후 주당 360분(월·화·목·금 주4회, 1회 90분),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5개 학기 동안 체육과 음악/미술 활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1학기에 1번, 1인 2기 발표회 시간이 있는데 학부모와 다른 학생들 앞에서 각자 학습한 내용으로 무대를 꾸미게 된다. 내 경우는 1학년 1학기 때 플루트를 선택했는데 ‘아리랑 별곡’을 연주하면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체육의 경우는 운동 후 힘들 때도 있다. 처음에는 많이 졸게 되는데 차츰 정신이 더 맑아지고 개운하게 느껴진다.
   
Q.우재형-교내 활동 중에 가장 활발한 것은 무엇인가요?
   

조기풍-수학, 영어, 국사, 경제 등 교내 대회들이 많이 있지만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외교 포럼이 제일 유명하다. 이름 하여 ‘하나 청소년 국제학술심포지엄'. 2010년 개교한 이래 매년 진행되고 있는데 중국, 일본을 비롯해서 태국, 싱가포르, 대만, 독일, 영국, 미국 등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하나고 전체가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는 행사다. 학생들은 다양한 내용으로 행사에 참여하는데 기본적인 행사 스태프 외에 중국 코디, 일본 코디, 영어 코디 등 행사도우미로 참가하고, 사회자, 발표자, 패널, 홈스테이를 제공하는 학생들도 있다.  

Q.홍준기-인증제로 운영된다고 알고 있는데 기준이 많이 까다롭나요?

서하린-주어진 시간만큼 열심히 하면 누구나 충분히 인증 받을 수 있는 정도다. 인증제야말로 하나고가 공부만 하는 학교가 아님을 잘 보여주는 제도다. 봉사시간, 외국어, 1인 2기, 독서, 수영인증제가 있다. 수영의 경우는 25m 구간을 쉬지 않고 4회 왕복했을 때 인증되는데 단순히 영법만 익히는 게 아니라 수상인명구조에 대한 강의 및 실습도 병행하고 있다.

Q.최단영-독서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찬희-1년에 24권 이상, 졸업 때까지 72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인증 받게 된다. 그런데 억지로 숙제처럼 읽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읽게 된다. 1학년 때는 1달에 2권씩 독서일기를 쓰게 되어 있고 그것이 국어 수행평가에 반영되어 약간 강제성을 띠게 되지만 2학년부터는 수강선택에 따라 국어를 듣지 않는 학생들도 있으므로 독서는 자율적으로 진행된다. 평소에는 못 읽어도 방학 때 기숙사에 남아서 많이 읽는 학생들도 있다.
   
Q.심기호-저는 중학교에서 전교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이력이 하나고 입학에 도움이 될까요?



조기풍-허풍을 조금 보태서 말하면 하나고 재학생 중 반 이상이 전교 임원 출신이다. 단순히 했다는 이력만으로는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얘기다. 전교임원 활동 시 리더십이나 주체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들이 무엇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어떤 보람을 느꼈고, 어떤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는지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학생들은 하나고 입학 후 공부스트레스는 심하지 않은지, 하나고 입학을 후회한 적은 없는지를 궁금해 했다. 하지만 하나고 재학생 3명 중 단 한 명도 후회를 해본 적이 없다는 답만 되돌아왔다. 특히 서하린 회장은 공부를 목적으로 하나고에 진학한 것이 아니라고 다시 한 번 못 박으며 “성적 때문에 일부 후회하는 학생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하나고는 원하는 만큼 공부할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아서 학교생활을 후회할 틈이 없다”고 전했다.  

 
하나고 입시에 대한 Q&A
2015년 입시에서 하나고는 1단계 내신에서 전 과목을 반영하되 최대 3개의 성취도를 제외할 수 있게 했다. 모든 과목을 두루 잘하는 학생도 좋지만, 특정 영역에 특화된 잠재력을 가진 학생에게도 주목하기 때문이다. 하나고의 결정이 긍정적이라는 판단 아래 2016년도 고입에서는 다른 학교들도 비슷한 전형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Q.하나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중점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있나요?
A.하나고에 입학한 후에 계열을 정하는 편이라 특정과목이 중요하지는 않다. 학생 본인의 관심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Q.중학교 시절 글로벌한 체험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A.학교에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중등시절에 글로벌한 경험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우선은 학교생활에 얼마나 충실했는가를 보고, 이후 글로벌한 리더로 자랄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본다. 현재 활동으로 미루어 미래의 사회적 역할을 예상해 보는 거다.  

Q.자기소개서를 쓸 때 주의해 할 점이 있다면요?
A.자랑하는 건 좋지 않다. 이것저것 두루 잘하는 것도 좋고 하나를 잘하는 것도 좋은 어떤 경우이던 깊이 없이 했다는 것만 보일 때는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얼마만큼의 깊이로 얼마큼의 고민을 진지하게 담았느냐 하는 내용이 필요하다.

Q.과목 극복 사례의 예를 들어주신 다면요?    
A.극복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극복이라면 어려움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한데 하나고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극복할 만큼의 어려움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니 공부를 하다보면 막히는 부분, 그 부분을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교과서 외에 추가적으로 다른 공부는 어떻게 했는지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넒은 의미의 극복을 생각하면 좋겠다.

Q.중1때의 희망진로와 중 3때의 희망진로가 다르면 불리한가요?
A.대입 원서를 써보면 학생들의 생각은 어, 오늘, 내일이 다르다.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지원할 때 희망하는 진로는 무엇인지, 진로가 바뀌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바뀐 진로에 대한 탐구는 어느 정도 했는지가 중요하다.
Q.하나고 진학을 꿈꾸는 중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A.하나고는 좋은 대학을 보내는 학교가 아니라 사회 리더를 키우는 학교라는 생각으로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 올해 졸업생 중에는 서울대와 육사에 모두 합격했지만 최종적으로 육사로 진학한 사례가 있었다. 그런 게 바로 하나고의 생각이다. 그런데 사회의 리더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므로 리더로서 기본 체력을 갖추고, 거기에 알맞은 덕을 키우고, 그런 후 지식을 쌓으면 된다. 지원하는 학생들 모두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학생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입학홍보부장 이영수 교사

 

이지혜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