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증(날파리증)

2015-07-15 22:10:26 게재



나이 드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알고 보면 얼굴의 주름 따위가 아니다. 노화를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바로 눈이다. 어느 날 가까운 글씨가 잘 안 보이거나 눈이 건조해져서 이물감을 느끼거나 눈물이 계속 흐리는 따위의 눈의 노화가 어쩌면 가장 먼저 나이 들어감을 실감나게 한다. 이 비문증도 그 중 하나이다. 갑자기 있지도 않은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눈앞에서 아른거려서 날파리증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어쩌면 사십을 넘어서면서 누구나 한번씩은 경험하기도 한다.

처음엔 잠시 그러다가 없어지게 되는데 그렇다가 괜찮아지기를 반복하다가 그것이 아예 굳어져서 계속 날파리가 눈앞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시야를 방해하게 된다. 이 증상은 우리 눈의 유리체(탁구공만한 안구를 채워주는 투명한 액체)에 부유물이 생겨서 나타나는 노화증상이다. 나이 들면서 우리 얼굴에 주름이 생기듯이 유리체도 순환이 잘 안되면서 두꺼워지고 주름이 생겨서 부유물을 만드는 것이다.

얼마전 의료인과 약사들이 모이는 모임이 있었다. 거기서 안과의사님 왈 비문증은 낫는 병이 아니란다. 그렇지 노화니까 사람이 다시 젊어질 수도 없고 좋아지는 병이 아니니 불치병이라는 것이다. 얼마전에 비문증을 치료받으러 오신 40대 남자 환자분이 계셨다. 그 분도 하시는 말씀이 일반 안과에서는 불치병이라서 그냥 지켜 볼 수밖에 없단다.

그러면서 수개월에 한번씩 얼마나 나빠졌는지 검사를 받으러 오라 한단다. 치료법도 없다면서 검사는 왜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지만...... 제가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니까 어떤 원리냐고 묻는다. 방법은 간단하다. 다시 순환이 잘 되게 하면 되는 것이다. 눈을 둘러싸고 있는 근막과 근육 혈관과 신경이 다시 튼튼해지면 된다.
우리 쭈글쭈글한 주름살을 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물론 눈에는 보톡스를 맞을 수 없다. 다시 젊어지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되묻는다. 눈뿐아니라 우린 얼굴이나 몸을 다시 젊어지게 하기 위해서 보톡스를 맞는 인위적인 방법말고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운동과 식이요법이다. 근육과 신경이 다시 튼튼해지도록 운동을 해주고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좋은 피를 생성하고 이것이 공급이 잘되도록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다.

상당히 어려운 일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한의원을 찾아오셨던 그 분만 하더라도 원적외선을 얼굴에 쬐어 혈액순환을 향상시켜 주고 눈으로 혈액공급을 해주는 목에서 머리로 가는 동정맥이 좋아지도록 앞목과 뒷목에 침을 놔주었다. 그 분은 단 세 번 치료 후에 어른 손가락만하던 날파리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그
리고 석달정도 치료하신 후에 아직 완치된 상태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하면 생활에 불편이 그다지 없다고 이제는 치료를 가끔 오시겠다고 하시더니 요즘은 통 소식이 없다. 분명히 다 낫더라도 한번씩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고 권유드렸는데도 아마도 세월이 지나서 또 심해지면 들르실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이 분뿐만아니라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몇 번 치료로 없어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여러분 계셨다.

이정도의 성과라면 과연 비문증이 치료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몹시 몸이 상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면 눈의 증상은 다른 곳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해서 또 생길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질환이 무엇이 있던가? 질병은 관리하는 것이다. 우린 누구나 몸을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든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각자마다 가지고 있는 질병을 잘 관리하는 것이 바로 건강을 보살피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만일 현재 비문증이 있다면, 안구건조증이 있고 노안이 왔다면 눈건강을 위해서 첫 번째 할 일은 척추를 건강하게 유지할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올바른 척추를 유지하는 것은 바로 젊음을 간직하는 비결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목뼈의 움직임은 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인 것은 익히 아는 것이지만 눈만큼 이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곳은 없다.
세 번째 눈의 건강을 위해서 시세포를 생성해주는 햇볕과 수면을 취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네 번째 안구도 근육으로 둘러싸여 있어 운동이 필요하다. 위아래 위위아래 몸만 춤추지 말고 눈동자도 열심히 굴려보자. 초롱초롱한 눈은 내 신체건강뿐아니라 정신의 건강까지도 말해주는 단서가 된다.


도움글  꽃을심는한의원 김영주 원장

내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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