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정치적 검열 중단하라"

2015-09-15 10:00:27 게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사업 개입에 대해 "창작의 자유 침해" "국가권력이 예술작품을 사전검열"이라는 예술인들의 입장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작가 이윤택씨와 연출가 박근형씨의 예술위 지원사업 탈락에 관해서다.

이날 국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예술위가 문학창작기금 희곡부문 지원 사업 심의에서 1위로 통과한 이씨의 희곡 '꽃을 바치는 시간'을 탈락시켰으며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102편의 지원대상을 70편으로 줄여서 발표했다는 사실, 연극부문 창작산실 지원사업에서 심의를 통과한 박씨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지원대상에서 제외시키라고 심의위원들을 압박하고 박씨를 방문, 포기를 종용했다는 사실을 질의했다. 박씨는 이전 작품에서 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언급했으며 이씨의 경우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연설을 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한국작가회의는 14일 "문화예술에 대한 정치적 검열을 중단하고 예술지원사업의 공공성을 회복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작가회의는 "이는 명백히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국가권력이 예술작품을 사전검열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면서 "예술인들의 창작을 지원함으로써 한국문화예술의 질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다양한 예술향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국가지원의 의의를 심각히 훼손하는 부당 행위"라고 말했다.

작가회의는 11일 예술위가 배포한 '예술계 편파지원 논란에 대한 예술위 입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예술위는 이씨의 경우 신진 또는 중견 예술가를 지원한다는 취지에 어긋났으며 박씨의 경우 실무자로서 의견을 제시했을 뿐 개입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작가회의는 "심의위원들이 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 의견은 충분한 정당성을 얻었다고 할 수 없다"면서 "심의가 끝난 지원대상자 명단을 두고 이사회에서 임의로 지원대상을 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선 11일 서울연극협회는 "문화계의 정치 검열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해체를 요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와 관련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국감에서 "이미 여러 차례 예술위 지원을 받았던 이 작가의 탈락이 정치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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