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중소기업 혁신 이야기│④ 개방형 협력

'열정+협력'은 중소기업 성장 밑거름

2015-11-03 10:26:09 게재

티에스, 산학협력으로 '야쿠르트 전동카트' 제작

네온테크, 대기업과 손잡고 반도체 장비 국산화

지금은 융합의 시대다. 기업들도 전문성 뿐만아니라 창조하고 협업할 줄 아는 인재를 원한다. 융합은 전통적 혁신과 달리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는 혁신시스템이다.

융합의 성공을 위해서는 '개방' '협업' 등이 바탕이 돼야 한다.

창업 초기기업이나 중소기업에게 '개방'과 '협업'은 더욱 절실하다. '개방'과 '협업'은 독자적 기술과 경쟁력을 갖추는데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창업초기 어려운 시기를 넘다 = 티에스(주)는 배터리 전문 중소기업이다. 배터리 팩과 특수 목적 전기자동차 설계 및 제작 등 리튬배터리 시장에서는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산학협력으로 기술력을 높인 티에스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야쿠르트 전동카트'. 사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제공

티에스는 '야쿠르트 전동카트' 제작 회사로 더 유명하다.

티에스는 완성차 부문에서 특수 목적 전동카트, 주문형 전기셔틀버스, LEV(경량 저속형 전기자동차), 무인셔틀버스 등을 직접 설계하고 생산하고 있다.

특히 2004년 회사 설립 이후 꾸준히 축적한 전기자동차 관련 독자 기술로 매출도 커졌다. 올해 매출은 3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해외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야쿠르트 전동카트'는 티에스가 12년 동안 전기자동차 기술 연구와 개발에 집중해 온 결과다.

김수훈 대표는 티에스 성장 비결로 '산학협력'을 꼽는다. 김 대표는 "이익의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 성장에 발 벗고 나선 강릉 원주대학교 LINC사업단과 중소기업청의 지원이 없었다면 티에스 성장은 요원했을지도 모른다"고 회상했다.

티에스는 산학 연구개발(R&D)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개발과 관련 분야 요소기술들을 획득해왔다. 초기 자본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으로서 대학과의 산학협력은 티에스 성장을 일구는 밑거름이 됐다.

티에스가 설립 된 2004년만 해도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관련 기술은 매우 생소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미래 자동차시장은 전기자동차에 있다고 확신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창업 초기부터 6~7년까지는 R&D를 통한 기술 개발에만 집중했던 탓에 만족할 만한 매출을 달성하지 못했다. 티에스는 산학 R&D사업에 참여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 중소기업청 연구과제 수행을 통해 추가적인 연구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대기전력 소모가 컸던 기존 아날로그 방식을 개선한 대기전류 대폭 개선 시스템도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의 첫번째 관문은 '데스밸리(Death Valley, 창업 초기기업이 맞는 위험기간)'를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정부 지원과 산학협력은 티에스가 데스밸리를 건널 수 있게 한 다리였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과제는 기초체력 키워 = 반도체 절삭장비 전문제조 중소기업 (주)네온테크는 대기업과의 협력으로 기술력을 높였다.

특히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인 구매조건부 과제에 참여하며 대기업과 꾸준히 기술협력을 추진했다. 이 결과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장비(FCB Singulato)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네온테크와 삼성전기가 함께 개발한 기술은 반도체 장비 산업 중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함축해놓은 후 공정 대부분을 한 개의 공정으로 단축시켜 공정 효율성을 높인다. 수입산 대체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황성일 대표는 "중소기업은 기술만으로 모든 걸 할 수도 없고, 정부도 모든 것을 해 줄 수 없지만 기술에 대한 열정과 정부 정책과제라는 양 날개는 중소기업의 기초 체력이 된다"고 말했다.

네온테크도 처음에는 독자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섰다. 일본계 기업에서 기술자로 근무했던 황 대표는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를 목표로 사업에 뛰어 들었다.

첫 장비를 개발했지만 팔리지 않았다. 장비를 다시 검토해보니 문제점이 드러났다. 3년간 연구에 매진한 끝에 무결점에 가까운 장비를 개발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반도체 장비 기술을 국산화한 것이다. FCB Singulator는 반도체 공정 중 필수로 들어가는 기술로 반도체를 자르는 역할을 하는 초정밀 공정이다.

네온테크의 정열과 기술에 삼성전기가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기는 해외기술에 100% 의존하던 기술의 국산화가 절실했다. 삼성전기와 네온테크는 중기청의 구매조건부 과제에 참여, 최고 품질의 'FCB Singulator'를 개발했다.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장비 구입 단가를 낮줬다.

네온테크의 매출도 점차 늘어났다. 2009년 90억원 정도에 머물러 있었던 매출도 2013년 22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네온테크는 좁은 면적에서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고효율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절단 속도를 2배 이상 올릴 수 있는 초고속 절단기, FCB보다 수준이 높은 장비를 모의실험하는 장비(시뮬레이터)도 추가로 개발 중이다

['미래를 여는 중소기업 혁신 이야기'연재기사]
- [①기술혁신] 핵심기술에 대한 열정이 성장 비결 2015-10-29
- [②생산공정 혁신] 생산부터 관리까지 디지털화 2015-10-30
- [③경영 혁신] "눈앞 이익만 쫓으면, 많은 것 잃는다" 2015-11-02
- [④개방형 협력] '열정+협력'은 중소기업 성장 밑거름 2015-11-03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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