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갈등의 힘

"갈등은 협동의 동의어"

2015-11-06 12:13:02 게재
서종택 지음 / 작가 / 1만2000원

작가 서종택(고려대 명예교수)이 두 번째 산문집 '갈등의 힘'을 펴냈다. 작가가 그동안 내일신문에 기고한 칼럼과 시사 에세이, 대학신문 잡지 등에 발표한 글 등 62편을 엮은 것이다. 6년 가까이 내일신문에 발표한 그의 글들은 우리사회의 문화와 사회일반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이나 현상들에 대한 독특한 관점으로 독자의 호응을 얻어왔다. 눈길을 끄는 '갈등의 힘'이란 글에서 그는 "갈등은 대립과 반목이 아니라 통합과 화쟁에 이르는 통로"라고 말하고 있다.

갈등이 반목의 동의어가 아니고 오히려 협동의 동의어이며, 사회통합이나 발전의 필수요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갈등을 거치지 않은 어떤 명제도 위험하고, 그것이 초래한 통합은 통제이자 폭력이기 쉽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최근 뜨거운 이슈가 된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명쾌한 논리로 그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최근 기고 '풍경의 시각'에서 그는 "어제는 오늘의 관점으로 열려 있는 현재다 … 역사라는 이름의 풍경들은 정리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사유되어야 할 대상이다. 한쪽으로 고정된 카메라의 앵글로는 풍경을 제대로 잡아낼 수 없다. 역사교과서가 하나로 통일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고 말했다.

작가 신경숙의 표절논란이 화두가 되었을 때는 모방의 윤리를 강조했다. "모방의 윤리는 재현에 있다.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베낀 것과 모방한 것은 복사와 재창조라는 점에서 다르다. 패러디나 알레고리, 심지어 오마주로 대표되는 어떤 모방 대상물 설정마저도 그 나름의 치열한 심미적 정신작용과 세련된 감성의 대입 없이는 불가능한 재창조의 사례들이다. 모방은 재현함으로써 구원받을 수 있지만, 표절은 모방의 왜곡된 형태이자 창조의 포기다"고 진단했다.

작가는 전남 강진 출신으로 고려대 국문학과를 나와 월간문학과 문화비평 추천으로 작가생활을 시작했으며, 홍익대와 고려대에서 현대소설론 소설창작론 등을 강의했다.

문창재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