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하다, 로펌도 특성화 시대│⑫ 법무법인 민(民) … 경찰팀

"형사사건은 수사 초기대응이 중요"

2015-11-10 10:31:37 게재

경찰 출신 변호사 7명 … 분야별 전문성 갖춰

지난해 방송인 에이미의 성형수술을 맡았던 성형외과 원장 최 모씨가 병원 여직원 김 모씨를 성폭행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간이 떠들썩했다.

최씨가 김씨에게 프로포폴을 놓고 성폭행해 다치게 했다며 강간·강간상해·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결국 최씨는 8월 검찰로부터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강남경찰서에서 수사하도록 지휘했으며 4차례에 걸친 재지휘 과정을 거쳐 무혐의로 결론내리고 사건을 내사 종결 처리했다.

왼쪽부터 이권우, 조현석, 김남수, 고태관, 박세희, 김덕회, 윤수복 변호사. 사진제공 법무법인 민

검찰의 무혐의 처분 뒤에는 법무법인 민(民) 경찰팀 변호사들의 노력이 있었다. 경찰팀 변호사들은 김씨가 먼저 잠자리를 요구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비롯해 정황상 강압적으로 성관계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들을 초기 수사단계서 적극적으로 소명했다.

고태관 변호사(46·경찰대7기·사법연수원 22기)는 "예전에는 형사사건에서 의뢰인이나 변호사가 경찰 초동수사를 소홀히 다뤘다"며 "하지만 최근 경향은 초기수사 단계 대처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 단계부터 법률 조력 필요 = 전문가들은 경찰 수사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대처할 것을 주문한다. 경찰 수사역량 강화로 검찰과 법원도 경찰 수사 내용을 존중하기 때문에 의뢰인 입장에서도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민(民) 경찰팀은 경찰 출신 변호사만 7명이다. 경찰 수사 단계부터 의뢰인을 도와 다투어야 할 법리적 쟁점을 추출하고, 그에 부합하는 증거를 수집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팀을 꾸렸다. 대형 법무법인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규모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는 경찰 출신 변호사가 15명 있다. 광장 8명, 세종 4명, 태평양 3명, 화우 2명, 율촌이 2명이다.

고 변호사는 "일반인이 처음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게 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마련"이라며 "특히 신체 구속을 당하게 되면 대부분 당황하고 초조해져 자포자기 심정을 갖게 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회유와 강박이 더해지면 본인의 의사와 다른 방향으로 진술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며 "나중에 법원 가서 바꾸겠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다르게 진술했다가는 법원에서 유죄의 증거로 인정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수사 초기 대응이 중요함을 설명했다.

금융·노동 등 전문성과 결합 = 민(民) 경찰팀은 고태관 변호사를 중심으로 박세희(40·경찰대14기·연수원37기), 윤수복(37·경찰대17기·연수원38기), 김남수(38·경찰대17기·연수원40기), 이권우(38·경찰대17기·연수원41), 조현석(35·경찰대20기·변호사시험1회, 김덕회(36·경찰대20기·연수원41기) 변호사가 경찰 단계부터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찰대 출신 가운데 두 번째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고태관 변호사는 노동법 전문가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노동법 전공으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에서는 특별검사 특별수사관으로 수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 변호사 업무를 잠시 떠나 건설·부동산 분야에 진출해 부동산 업체 대표를 맡기도 했다. 다시 변호사 업무에 복귀한 그는 이런 경험을 살려 건설·부동산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7월 합류한 윤수복 변호사는 증권금융 전문가다. 키코 사건, 리만브러더스 파산으로 인한 신용연계증권(CLN) 대금청구 사건, 주택금융공사 환매대금 사건, 펀드매니저 시세조종 사건 등 증권금융 분야 소송을 다수 처리했다. 국제재무위험관리사(국제FRM)를 비롯해 증권금융 자격증도 8개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엔터테인먼트사와 한국야구개발원의 이사를 맡고 있는 박세희 변호사, 부산지방법원 판사 출신인 김남수 변호사, 대형 로펌 세종 출신의 이권우 변호사,로스쿨 졸업 후 대형 로펌 바른에서 경험을 쌓은 조현석 변호사, 삼성물산 사내변호사 출신의 김덕희 변호사가 그간 쌓은 전문성을 토대로 형사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윤 변호사는 "금융, 노동, 건설, 부동산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경찰 출신 변호사들로 팀을 꾸렸다"며 "우리 팀은 각자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과 수사 현장에서의 경험이 결합된 특화된 법률서비스를 의뢰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지만 강하다, 로펌도 특성화 시대' 연재 보기]

장승주 기자 5425@naeil.com
장승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