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어디까지 왔나

유전자검사 건보적용 … 맞춤형 진료 확대

2016-01-25 11:17:42 게재

항암제 선택 목적 유전자검사 실행 … MRI 양전자 단층촬영 등으로 미세 암까지 발견

최근 건강보험당국은 암 질환의 처방과 진단 등을 위한 유전자 검사에 대해 건강보험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아직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암 질환에 대한 예방 차원에서 (논란이 있지만) 비의료기관에서의 유전자검사도 허용된다. CT, MRI, 양전자 단층촬영(PET)의 기술 발전은 조기 암 진단의 수준을 높여 준다. 이들 진단기기들로 확인된 암세포를 조기에 처치하므로써 암환자의 생존율은 더욱 높아 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검사나 진단기기를 통해 특정 암 관련 유전자나 암세포를 발견하더라도 음주 흡연 운동 등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발병을 예방할 수도 재발을 막을 수 없다.

한 의료기관 연구소에서 암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 다이오진 제공

조기에만 발견하면 위암 자궁암 등은 90%이상 치유 = 우리나라 암질환자는 연 110만명이 넘는다. 연간 새로 암으로 진단받는 사람도 약 22만명이나 된다. 그 수치는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암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 적정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와 전문가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아직도 2014년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7만6000여명에 이르고, 그에 따른 진료비 지출만 4조5000억원이 넘는다. 이에 전문가들은 암으로부터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암 예방을 통한 방법이 최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특정암을 국가차원에서 암검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위암은 40세이상 남녀에게 2년 주기로 위내시경검사 또는 위장조영검사를 실시한다. 간암은 만 40세이상 성인 중 간경변증이나 B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항체 양성으로 확인된 고위험군에 대해 6개월 주기로 간초음파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실시한다. 대장암은 60세이상 남녀에게 1년 주기로 분변잠혈반응검사,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대장내시경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를 실시한다. 유방암은 40세이상 여성에게 2년 주기로 유방촬영술을 실시한다. 자궁경부암은 20세 이상 여성에게 2년 주기로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실시한다.

자기공명영상기(MRI)로 암 검진을 하는 모습.사진 이대목동병원 제공

백남선 전 원자력병원장은 '암 알아야 이긴다'는 저서에서 "조기에만 발견하면 위암, 자궁암, 대장암, 유방암은 90%이상 치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현미경, 엑스레이에 이어 최근에는 CT, 초음파, MRI, 내시경 PET 등이 미세한 암까지 발견해 암의 조기진단은 그만큼 수월해 졌다. PET는 암세포가 성장해 모양이 변하기 전에 신진대사의 차이로 암을 검진하는 장비이다. 특히 조기에 암전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조기검진보다 식습관 예방활동이 더 중요 = 이런 검사들은 모두 이미 생긴 암세포를 발견하는 것으로 조기치료로 이어지는 만족도가 있다. 하지만 그 치료 또한 만만치 않은 탓에 의학계에서는 유전자검사를 암진단에 적용하는 연구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그 결과 2014년 보건복지부는 4대중증질환 유전자검사와 관련해 '항암제를 선택하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 검사 11종'에 대해 우선적으로 건강보험적용을 시켰다. 이어 올해부터 특정 항암제 처방, 혈액암 진단 등을 위해 20종에 대해 새롭게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예를 들면 직결장암 치료항암제에 맞는 NRAS 유전자 확인을 위한 검사, 비소세포폐암 치료항암제에 맞는 ALK유전자 확인을 위한 검사, 만성 골수 증식질환과 관련된 JAK2 유전자 진단, 급성 골수성 백혈병과 관련된 CEBPA 유전자 검사 등이다. 이들 영역은 특정 약제의 목표가 되는 변이유전자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들이다. 유전자검사가 치료 진단에 도입된 사례이다.

일반 검진 사장에서의 유전자검사 도입도 시도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월 18일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비의료기관에서의 유전자검사를 허용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료기관에 유전자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다이오진 측은 "검출된 유전자상의 위험 소인에 따라 암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 개선이나 지연시키는 활동을 한다면 암 예방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열 국립암센터 부장은 "특정 변이유전자가 특정 암을 유발한다는 뚜렷한 유전자검사 연구 성과들을 더 쌓으면서 일반검진으로 신뢰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기검진이 만능이 아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민선 더맑은내과 원장은 "검진은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방법일 뿐. 건강문제는 검진으로 발견하기 수년 전부터의 생활태도, 식생활, 마음가짐,유전적 성향에 따라 서서히 진행된 것"이라며 "검진에 목숨 걸지 말고 지금부터 건강(생활)을 관리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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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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