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희태 신용정보협회 협회장

"연 20조 체납세 줄일 방안 있다"

2016-07-05 11:05:20 게재

"금감원 감독받는 신용정보회사가 부실채권 매매하면 불법추심 사라져"

"신용정보회사는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므로 불법·부당한 채권추심으로 인한 민원을 근본적이고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한해 20조원을 웃도는 국세나 지방세 체납을 줄일 방법도 있습니다."


김희태(사진) 신용정보협회장의 말이다.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의 김 회장은 2015년 9월 임기 3년의 신용정보협회장을 맡았다. 업무파악 뒤 그는 3가지 핵심목표를 잡았다. 첫째가 신용정보회사의 사회경제적 역할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이다. 신용정보회사를 흔히 불법을 넘나들며 빚을 받아내는 대부업체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두 번째는 신용정보회사가 부실채권을 매매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일이다. 현재 부실채권의 2/3 이상을 대부업자들이 사서 빚을 받아내고 있다. 그것도 대규모에서 소규모로 하청의 하청으로 이어지다보니 밑바닥에서는 '불법과 탈법'이 횡행할 수밖에 없다. 이 일을 '합법적 채권추심' 전문성을 갖고 금감원 감독을 받는 신용정보회사에 맡기면 서민을 옥죄는 불법추심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는 국세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징수하지 못한 체납세금을 신용정보회사들이 위탁징수하는 일이다. 체납세 징수를 전문성과 인력을 갖춘 민간업체에 위임하면 징수율도 훨씬 높일 수 있다. 또 징수업무에 매달려야 할 국가·지방공무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면, 국민들은 한 차원 높은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1950년생으로 중앙대 법대를 졸업했다. 77년 당시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우리은행 경영지원본부 집행부행장, 중국 현지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 2년간 우리아비바생명보험(현 DGB생명) CEO로 일했다. 지난해 9월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 신용정보협회장에 선임됐다.

신용정보회사라면 사채추심을 떠올리게 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인가

29개 회원사가 있다. 그중 6개는 신용조회회사고 나머지는 신용정보회사다. 신용조회회사는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 등 신용평가회사다. 신용정보회사는 고려신용정보, 신한신용정보 등 채권추심업체로 보면 된다.

흔히 떠올리게 되는 대부업체와는 어떻게 다른가

대부업체는 기초자치단체에 신고만 하면 간판을 달 수 있다. 그러나 신용정보회사는 금융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금융회사 등이 50% 이상을 출자해야 하며 일정한 인력과 시설·자본금 등 엄격한 법적 요건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의 검사와 감독을 받고 있다. 불법으로 빚 몇 푼 더 빨리 받으려다가는 금감원 제재를 받고 회사 운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자체적으로 외부 변호사, 언론인, 교수 등으로 구성된 자율규제 심의위원회에서 불법 추심행위는 엄격히 걸러지게 된다. 규모나 전문성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신용정보회사에 왜 부실채권(NPL) 매매를 허용해야 하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2015년 7월까지 79개 저축은행이 매각한 부실채권은 총 39만1621건인데, 이 중 66%가 대부업자에게 매각됐다. 문제는 대부업자들이 매입한 부실채권은 다단계식으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결국 미회수 채권은 미등록 대부업자나 사채업자에게 흘러가고, 여기서 서민들을 쥐어짜 자살까지 불러오는 불법추심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불법추심 방지를 위한 대안으로 신용정보회사가 부실채권을 매매해 추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공공기관 채권추심을 확대해달라는 주장도 하는데

신용정보회사는 어느 곳보다 채권추심의 전문성을 갖춘 반면, 국가채권이나 국세 지방세 등 공공기관 추심수탁은 못하게 되어 있다. 이를 허용하면 체납세 징수율도 높이고 조세형평성도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4년 기준으로 국세 체납액은 20조2532억원이다. 5년 만에 20.8%가 증가했다. 매년 체납된 국세를 못받고 정리보류(결손처분)하는 금액이 약 8조원이다. 지방세는 1조3304억원체납에 8819억원을 결손처분했다. 체납세 증가는 국가 재정수입 감소, 세입 행정에 대한 불신 등 많은 문제를 부른다. 이제는 체납세금 징수업무의 민간 위탁을 고려해볼 시기가 됐다고 본다. 체납세 징수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체납자를 방문해 설득하고 숨겨진 재산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인력 운용 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체납징수 업무를 전문성과 노하우가 있는 신용정보회사에 위탁하면 고급 행정인력을 보다 생산적인 업무에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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