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너무 비싸" … 마장동 상인들 탄식

2016-07-05 10:22:10 게재

가공·유통마진 붙이면 비싸다고 외면

한우소비 줄어들자 수입산이 시장잠식

고공행진하고 있는 한우가격으로 축산물 유통상인들도 한숨을 쉬고 있다.

4일 낮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 골목은 한산했다. 평일 중 가장 한산한 날인 월요일이기도 했지만 평년에 비해 거래가 줄어든 게 이유다.

이승철 마장동 육우협회장은 "이 곳에 들어오는 한우물량이 하루 500마리였는데 최근엔 300마리 수준으로 40% 가량 줄었다"며 "한우가격이 너무 비싸 소비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소시장이 있던 곳에 도축장이 들어서면서 발전한 마장동은 도축장 이전 뒤에도 국내 대표적 축산물 유통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한우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영진엠앤에프는 마장동 6000여 업체 중 상위 10% 안에 들어가는 곳이지만 최근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영진앰앤에프는 충북 음성이나 경기도 부천, 전남 나주 등 도축장에서 지육(소를 척추를 기준으로 좌우 2등분 또는 4등분한 고기덩어리)을 구입해 안심 등심 등 소비자가 먹을 수 있도록 부위별로 가공·정육한 후 500여 소매업체에 공급한다. 한 해 거래금액만 300억원이 넘는다.

최원규 영진앰앤에프 이사는 "산지 가격이 비싸니까 가공이나 유통마진을 조금만 붙여도 소비자가 사지 않는다"며 "가격이 너무 비싸면 소비자뿐만 아니라 상인도 힘들고, 결국 축산농가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곳에 농협안심한우를 공급하는 김재필 농협중앙회 팀장도 "사육두수가 줄어 공급량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우가격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9만8099마리에 이르던 도축마릿수는 지난 5월 5만3636마리까지 줄었다.

지육 1kg 기준 도매가격도 1만3984원에서 1만8535까지 올랐다. 5월 쇠고기 수입액은 1억7293만6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5637만달러보다 10.5% 늘었다.

이 회장은 "한우가격이 너무 비싸면 수입산 쇠고기에 국내 시장을 내주게 될 수 있다"며 "정부와 농협, 축산계가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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