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경전문가를 키워라│② 세계시장 확대 교두보

청년일자리와 시장개척, 두 토끼 잡았다

2016-07-07 10:07:11 게재

콩고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연계 … "멘토링 프로그램, 홈커밍데이 등 사후관리 강화"

"과도한 이윤 추구 문화는 바뀌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런 것을 얘기할 때는 가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 함께 얘기해 줘야 합니다. 한 예로 우리나라 천연가스(CNG)버스의 정부 지원이 잘 되고는 있는데, 더 확산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건강에 얼마나 되는지 가치를 보여줘야 합니다. 가치나 손실을 미리 생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면, 환경인들이 정말 박수를 받을 수 있겠죠."

6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에 참석한 학생들. 사진 김아영 기자


7일 연세대학교 새천년관의 한 강의실은 국제 환경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들은 모두 환경부 한국환경공단의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 수강생들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해당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게 된 만큼 하나라도 더 얻어가기 위해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날 만난 류세은(23)학생은 "학교 수업 중에 배운 미세먼지 제어, 수처리 등을 현실에 잘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프로그램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4학년생인 그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연세대학교 기숙사에서 묵을 수 있도록 소개를 해줘서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국제기구가 있지만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함께 수업을 듣는 최정만(30) 학생 역시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활동, 월드뱅크(WB) 프로젝트 등을 통해 개도국에 농업기계 등을 지원해 줬는데, 그 기계가 처음 의도와 달리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그냥 녹슬어 안타까웠다"며 "직접 국제기구에 나가서 경험을 해보고, 어떻게 정책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난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들. 사진 맨 왼쪽부터 한가희 최윤승 서선영 김준한씨. 사진 김아영 기자

국제기구 49곳에 한국 네트워크 형성 =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은 국제기구 49곳에 인턴으로 파견됐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 국가도 제각각이다. 전 세계에 한국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난 김준한(27)씨는 "국제기구 인턴들끼리 서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곤 한다"며 "의외로 꽤 많은 한국 학생들이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을 들은 뒤 국제연합공업개발기구(UNIDO)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UNIDO는 개발도상국의 공업화 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연합 전문기구다. 이곳에는 한가희(25)씨와 최윤승(26)씨도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서선영(34)씨 역시 UNIDO에서 인턴십을 하던 중 지난해 정식 직원으로 채용이 됐다. 이들은 모두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 수료생들이다.

한씨는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을 통해 실제 국제기구에 파견된 사람들로부터 구체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며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국제기구에서 인턴을 하면서 제 가치관이 굉장히 많이 달라지고, 시야가 넓어졌다"며 "종전에는 그냥 대학원에 진학을 할 생각이었는데, 다른 가능성들을 타진해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호 환경부 국제협력관실 해외협력담당관은 "환경이나 국제기구에 대한 이해가 본인들의 커리어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분명히 이들은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국내 환경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천 한국환경공단 해외사업처장은 "해당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은 국제기구 취업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국제기구의 취업공고는 보통 임기 종료,퇴직 등 공석 발생시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한국환경공단은 국제기구와 긴밀한 전략적 동반자로서 고급취업정보를 수료생들에게 제공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해외사업처장은 또 "환경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수료생과 공단 환경분야 전문가와의 매칭을 통한 멘토링 프로그램, 선후배간의 취업정보공유 등을 위한 홈커밍데이 개최 등 다양한 사후관리 등을 통해 국내외 환경분야 고급 인력양성 사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환경기술 우수성 해외에 알려 = 정부가 우수 청년 인력을 국제무대로 내보내는 일은 해외 협력 사업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환경부 한국환경공단은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을 계기로, 콩고민주공화국과 매립장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함께 하게 됐다. 지난해 말 UNIDO와 환경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시 엠파사(Mpasa) 매립장 신재생 에너지사업 예비 타당성조사에 대한 협력 제안을 받은 것이다.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시 엠파사(Mpasa) 매립장 신재생 에너지사업은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활용해 신재생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 1~2 메가와트급 규모의 매립가스 발전을 짓는 사업으로 약 5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환경공단은 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사전에 사업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예비 타당성 조사를 했으며, 이르면 이달 말 보고서 작성을 마칠 계획이다. 공단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국내 환경 기술의 우수성을 해외에 널리 알릴 수 있을뿐더러 부수적으로는 인건비 등 여러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환경 전문가를 키워라' 연재기사]
- ①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청년들│ "영어보다 장기적 인생목표가 우선" 2016-07-04
- ② 세계시장 확대 교두보│ 청년일자리와 시장개척, 두 토끼 잡았다 2016-07-07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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