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본 연계, 일반소비자 대상 홍보까지

2016-08-09 10:04:14 게재

구로구 'G밸리 중소기업'에 맞춤형 지원

실리콘밸리 기업설명회, 블로거 초청품평

# 홍채인식 보안 전문기업 '아이리시스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유치회와 중국 추계 수출입상품 교역회에 참가한 뒤 미국과 중국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 진출까지 꾀하고 있다. 캐나다 투자회사와 투자협의, 미국지사 설립 등 북미시장 진출 교두보는 이미 마련했다.

# 축전지와 저장장치를 생산하는 '메모렛'은 지난해 구로구에서 열린 넥타이마라톤대회 홍보관을 방문한 기업과 추가상담을 진행, 하반기에만 1억원 가량 매출을 올렸다,

서울 구로구가 중소기업 제품홍보를 위해 영향력있는 블로거를 초청한 품평회를 매년 한두차례 열고 있다. 지난달 열린 7회 품평회에서 이 성 구청장과 블로거들이 제품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구로구 제공


서울 구로구가 지역경제 근간을 이루는 구로디지털밸리 입주기업에 맞춤형 지원을 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자금지원이나 일자리플러스센터와 연계한 인력지원이라는 틀을 벗어나 기업에서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과 자치구 차원에서 동원 가능한 방안을 연계하는 형태다.

'브이로거'를 초청한 품평회는 좋은 제품을 갖고도 홍보 자금이나 수단이 부족해 일반 소비자에 접근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원으로 꼽힌다. 브리로거는 벤처(venture)와 블로그(blog)를 운영하는 사람(blogger)을 합친 말로 '벤처기업 후원자'를 뜻한다. 구로구는 분야별로 영향력있는 블로거를 대상으로 제품 품평회를 열어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평가하는 '브이로거 초청 품평회'를 연다. 중소기업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지난달 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일곱번째 행사에는 블로거 35명을 초청했다. 당초 99명이 신청했는데 해당 분야 영향력과 방문자 수를 기준으로 참가자를 제한했다.

지역 내 중소기업 10곳 역시 사전 모집공고를 통해 뽑았다. 변기 수조에 간단한 칸막이를 설치해 악취를 없애는 탈취제품 생산업체 '수하우스', 천연추출물을 특수발효해 무색소 무방부제 숙취해소 음료를 만드는 '라이트팜텍', 별도 전원 없이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에 연결해 사용하는 전자파·자외선 측정기 제조업체 '테크노니아' 등이다.

소비자이자 홍보요원인 블로거들은 전문 분야 업체 제품과 자신이 선택한 다른 한가지 제품 설명을 듣고 제품 체험을 한 뒤 소감을 블로그에 올린다. 지난 2012년 7월 6개 업체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3개 업체가 품평회에 참여했고 관련 글이 각 블로그에 597개 게재됐다. 구는 총 37만7000명 가량이 해당 글을 읽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외 판로지원은 일반적인 기업설명회 대신 디지털밸리 특성을 살려 전자정보기술을 주로 보유한 벤처기업을 찾는 투자자들을 연계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주력하고 있다. 우수 기술·제품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유망기업을 함께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 투자유치와 실리콘밸리 진출까지 연결한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결합된 이어셋을 생산하는 '해보라', 안심귀가길을 지원하는 앱 개발업체 '아이쉐어링소프트', 유아교육용 앱을 고안한 '스마트스터디' 등이 대표적 실리콘밸리 투자유치단이다. 지난해 9월 투자유치설명회에 참여했는데 현지 법인설립을 진행 중이거나 미국시장에 제품 출시, 300만 달러 투자자금 확보 등 성과를 올렸다. 코트라와 연계해 해외무역관을 지사처럼 활용하도록 하고 해외 진출을 원하는 기업에는 번역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찬주 아이리시스 전략기획팀 부장은 "중소기업은 자금조달 전문연구개발인력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며 "구로구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아 실질적인 수출효과를 얻고 해외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인력 외에) 전문인력을 확보해 각종 경제사절단이나 전시회에 참여해 구매처를 발굴할 때 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곽재욱 메모렛 이사는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광고·홍보"라며 "신제품 출시에 맞춘 품평회와 인터넷상 홍보는 즉시 매출과 실적으로 연결되는 현실적 지원책"이라고 평했다.

이 성 구로구청장은 "브이로거 품평회를 계기로 제품이 널리 보급되고 실리콘밸리 투자유치단 파견 후 외국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역경제 주력부대인 중소기업 희망사항을 파악해 맞춤형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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