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교 중상위권 학생들의 수시 합격 사례를 엿보다

2016-09-02 10:15:58 게재

"내신 약하면 학종 불가능? 수시 경쟁력 충분해”

내신 3등급 이하라도 비교과활동과 전공적합성으로 잠재 역량 키울 수 있어

강남지역은 우수한 학생이 몰려 있어 내신 3~4등급을 받기도 만만치 않지만, 그렇다고 수시 경쟁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에 담긴 학생의 전반적인 역량과 잠재력,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학업역량이 중요한 평가요소 중 하나지만 그렇다고 절대적 기준은 아니라는 점이다. 내신이 다소 취약하더라도 비교과 활동과 전공적합성을 학생부에 잘 드러내기만 한다면 오히려 수시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 강남 고교 중 상문고, 서초고, 세종고 중상위권 학생들의 2016학년도 수시 합격 사례를 살펴봤다.

 
도움말 상문고 박병준 교사(진로진학부장),
서초고 구자선 교사(3학년 부장), 세종고 김효은 교사(3학년 부장)


상문고등학교

사례 1  자연계열 A학생 _ 광운대 전자정보공과 계열 합격
내신 3등급 중반 대. 학급 선도부 활동과 고1부터 고3 때까지 전공과 연계한 동아리 활동을 꾸준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토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인 ‘로봇 아카데미’를 총 141시간 수료하며 관심 분야에 대한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해나갔다. 수상 경력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수학학력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았고, 리더십과 동아리 활동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 표창장을 받은 바 있다.
상문고 박병준 교사(진로진학부장)는 “동아리와 토요 방과후학교 활동으로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심화 학습을 병행해 전공적합성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부능력 특기사항에서도 수학, 과학 부분에 대한 강점이 잘 드러나 있어, 내신은 3등급 중반 대라도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만한 부분이 학생부에 잘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례 2  인문계열 B학생 _ 한양대학교 경상계열 합격
내신 3등급대 초·중반 대. 학급 임원 활동과 10여 개의 수상경력이 있다. 인문계열 학생임에도 과학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았고, 점진적인 성적 상승 곡선을 그려 ‘성적 진보상’을 받았다.
토요 방과후학교 ‘인문 아카데미’를 수료해 인문학적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동아리 활동으로 전공과 연계한 인문사회 및 경영경제 활동을 했다. 특히 전 과목에 걸쳐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태도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박병준 교사는 B학생의 합격요인에 대해 “한양대에서 성적을 평가하지 않지만 학업능력을 수상경력으로 평가하므로, 수상경력이 내신 2등급 대 학생과 비교할 때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학업역량과 인성 부분의 상을 골고루 받았으며,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의 기록내용이 1, 2등급 대 학생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기록이 잘 되어 있었다. 내신은 3등급 대지만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학생부에 잘 드러났다”며 합격 요인을 분석했다.
박 교사는 또, 강남 중상위권 학생들의 수시 경쟁력과 관련해 “상위권 학교가 학업능력을 중요하게 보지만 중상위권 이하부터는 전공적합성이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지원학과와 연계된 활동을 중심으로 수상경력과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된다”고 덧붙였다. 



서초고등학교

사례 1  자연계열 A학생 _ 이화여대 소프트웨어 계열 합격
내신 3등급 초반 대. 과목별 내신 등급에서 수학, 과학이 다소 뒤처져 있었지만 오히려 수학, 과학 관련 교내 대회에서는 두각을 나타내 내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고3 때에도 동아리 활동을 주도적으로 하며 학생부 비교과 활동을 풍성하게 채워나갔다. 특히 자신의 강점인 토론, 탐구 부문 대회 참가는 물론, 세부능력 특기사항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역량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어 이를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잘 활용했다.
서초고 구자선 교사(3학년 부장)은 “A학생은 내신의 약점이 있었지만 등급을 뛰어 넘는 수학, 과학 역량이 학생부 내에 잘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거의 모든 교내 진로진학 프로그램에 빠짐없이 참여해 진학 관련 입시 정보를 취합하고 자신의 희망 대학에 맞춰 부족한 부분을 고3 때까지 학생부에 채워나갔던 점, 철저한 면접 준비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을 밝혔다.  

사례 2  인문계열 B학생 _ 숙명여대 사회과학 계열 합격
내신 3등급 중반 대. 학급 임원과 학생회 활동에 참여하며 리더십 역량을 학생부에 잘 드러냈다. 봉사상과 자기주도학습상, 미디어·영상 관련 교내 대회 등에서 10여 개 상장을 받았다.
특히 서초고 ‘서초융합영재’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회과학 계열 및 전공 관련 분야의 지식을 습득해 이를 심화학습과 연계했고, 관련 심층 독서로 관심 분야의 지적 호기심을 넓혔으며, 전공 관련 동아리 활동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구자선 교사는 “B학생은 전공 관련 동아리 활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자기주도성이 우수하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했으며, 전공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열의가 뛰어나 학생부에 동아리와 독서활동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잘 드러나 있었던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합격 요인을 분석했다. 



세종고등학교

사례 1  자연계열 A학생 _ 인하대, 서울과기대, 가천대 공학계열 모두 합격
내신 3등급 후반 대. 임원 활동으로 학생부에 리더십이 잘 드러나 있으며 1학년 때보다 2학년 때 집약적으로 다양한 교내 활동에 참여했다. R&E대회, 과학탐구발표대회 등에서 수상하며 과학 내신 성적의 한계를 뛰어넘는 잠재적 역량을 드러냈다. 취약했던 과목을 보완하기 위해 수학, 과학 관련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고3 때에도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에 성실성과 적극적인 면모가 잘 나타나 있다.  
세종고 김효은 교사(3학년 부장)는 “A학생의 주요 합격 요인 중 하나로 면접을 꼽을 수 있다. 세종고는 학생의 요청이 있으면 30여 명의 교사진이 상황에 맞춰 모의 면접을 진행한다. 반복적이고 철저한 면접 준비로 수시지원 대학 대부분에서 합격했다. 임원 활동으로 리더십 역량을 잘 드러냈으며 내신이 취약한 과목과 연계된 동아리 활동을 집중적으로 하며 부족한 성적과 지적 영역을 보완했다”며 합격 요인에 대해 분석했다.

사례 2  문계열 B학생 _ 서울여대, 상명여대, 명지대 상경계열 모두 합격
내신 3등급 초·중반 대. 학생회에서 남다른 리더십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활동에 참여해 리더십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세종고 ‘5클로버제도’에서도 일정 항목의 능력을 인정받아 클로버상을 받았다. R&E 연구에 참여하며 자신의 관심 분야인 디자인 경영에 맞춰 교내 활동 계획을 체계적으로 실천해 학생부를 풍성하게 채웠다. 
김효은 교사는 “세종고 특성화 프로그램인 ‘5클로버제도’는 독서, 봉사, 생활, 경시대회, 진로, 체력단련, 자기주도학습, 학습 부문 중 일정 기준을 달성했을 때 칭찬하는 프로그램이다. 내신 성적과 상관없이 각 분야에 성실한 자세를 갖춘 학생들이 달성하면 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특히 B학생은 전공 관련 교내 활동에 두각을 나타냈고 다른 학생보다 봉사활동 부문에서 우수한 점도 합격에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덧붙였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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