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갑 따로 버려야 재활용 가능

2016-09-05 10:24:56 게재

일반종이류와 섞이면 안돼

제도 강제성 없어 제자리걸음

천연펄프로 만들어진 우유갑은 재활용 원료로 가치가 높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재활용률은 다른 포장재들보다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공제조합)에 따르면 2014년 우유갑 등 종이팩 재활용 실적은 1만6942t에 불과하다. 출고수입량이 6만6113t인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반면, 금속캔이나 플라스틱 재활용 실적은 높았다. 2014년 금속캔의 출고수입량은 17만116t, 이 중 13만7902t이 재활용됐다. 플라스틱은 출고량 49만8110t 중 44만604t이 재활용됐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유갑의 경우 일반종이류와 함께 섞여서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신문지 등과 섞여서 분리·배출 되면 우유갑은 재활용으로 이어지기 힘들다.

문제는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려 해도 크게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제조합은 환경부의 위임을 받아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제도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에 대한 강제성이나 불이익이 없어 사업성과는 크게 진전되지 못하는 상태다.

형광색 등 유색의 포장재는 재활용을 어렵게 하는 원인들 중 하나다. 사진 이의종

재활용시 분리 어려운 페트병 = 무색 유색 복합재질 등의 페트병은 분리수거가 잘되고 있어 재활용에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상 재질·구조개선이 가장 시급하다. 공제조합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페트병 대부분은 몸체와 다른 재질인 마개와 라벨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재활용할 때 분리가 어려워 공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몸체는 단일 무색, 뚜껑도 같은 재질을 사용하고, 라벨이나 띠지 역시 쉽게 분리되도록 설계해야 고품질의 재활용 자재를 만들 수 있다.

백색(무색) 갈색 녹색으로 출시되는 유리병은 색상별로 재활용 시설이 구축되어 있어 재활용이 용이한 1등급 포장재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외 색상의 유리병은 3등급 제품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마개 등 기타 자재가 유리병 몸체와 분리되지 않을 경우에도 재활용이 어려운 3등급으로 분류된다.

색깔 화려할수록 재생원료 가치 저하 = 발포합성수지(스티로폼) 색상으로 보면 크게 백색과 유색으로 구분된다. 백색은 재활용이 용이한 1등급이지만, 색이 들어가면 재활용이 어려운 2등급으로 분류된다. 검은색, 빨간색 등 다양하고 화려한 라면용기 포장재는 재활용 해도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금속캔이나 철캔은 다른 재질과 혼입이 잘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알루미늄캔은 다른 재질이 조금만 섞여도 재생원료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알루미늄캔에 합성수지 라벨을 붙이면 재생원료의 품질저하로 이어진다. 알루미늄캔 포장재에 합성수지 라벨을 붙이는 것보다 제품 몸통에 인쇄를 해야 재활용이 용이해진다.

플라스틱의 경우 동일한 재질의 몸체, 라벨, 마개를 사용한 단일재질의 용기와 트레이류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권고를 무시한채 다양한 종류의 재질과 혼합해서 사용하면 재활용 공정에서 분리가 어려워진다. 이는 곧 재생원료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직결된다.

[관련기사]
- [쓰레기 없는 세상, 포장재 재활용 활성화 시급] "애당초 재활용하기 쉽도록 만들어야"
- 오동석 공제조합 연구소장 "재활용 쉬운 1등급으로 개선하면 분담금 인하 효과"
- 일본, 페트병 몸체 단일무색으로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김아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