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구조조정보다 '낙하산'

2016-10-11 11:13:54 게재

성동조선에 임원 재취업

전문가 없는 경영관리단

한국수출입은행이 자신이 주관은행으로 있는 구조조정 기업에 자사 임직원을 재취업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업체에 파견한 경영관리단 중 조선·구조조정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새누리·안양동안을) 의원이 수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수은 본부장이었던 노모씨, 여신감리역이었던 방모씨는 각 성동조선의 비상근감사와 사외이사로 재취업했다.

성동조선은 수은이 주관은행인 구조조정 기업이다. 수은은 성동조선 여신의 62%를 담당하고 있다.

수은은 2015년 9월부터 '퇴직 임직원 구조조정기업 재취업 관리 기준'을 제정·운영해 왔으나 이번 재취업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수은이 경영감시 및 감독을 이유로 성동조선에 파견중인 경영관리단도 전문성이 없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은은 성동조선과 자율협약이 개시된 2010년 5월부터 단장 1명 부단장 2명의 경영관리단을 파견해왔다.

그런데 명단을 검토한 결과 최근 4년간 총 10명의 경영관리단 중 조선 및 구조조정 관련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파견 경영관리단의 대부분은 관련 경력 이 1년에 불과했고 일부는 관련 경력이 전무한 경우도 있었다. 조선 관련 경력자는 10명 중 7명이 0.5년 이하였고 구조조정 관련 경력자는 10명 중 1.5년 이하가 7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파견 경영관리단은 모두 수은 직원으로 성동조선의 업무총괄, 경영관리, 전략회의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단장의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올해 6월 감사원은 경영관리단이 적자수주 물량을 과도하게 허용하거나 적자수주 승인기준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 588억원의 적자를 초래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심 의원은 "수은 임직원이 구조조정기업에 낙하산 재취업하는 행태가 올해에도 반복되고 있다"며 "파견 경영관리단은 그 부실감독관리 책임이 있는 자로 구조조정기업과 유착의 위험이 있는만큼 보다 엄격한 제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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