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정치 | 위대한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평전
지나고 나면 모두 '훈련'이었다
로널드 레이건이 미국의 대통령이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에겐 대학조차 쳐다보기도 어려운 나무였다.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였다.
어머니는 생계를 책임지면서 레이건에게 책과 친밀하도록 도왔다. 어머니가 선물한 '북극의 빛'을 통해 그는 북쪽에 사는 늑대들처럼 광야를 누비는 상상을 했다. 11살 때 어머니의 권고로 본 '유델의 인쇄기'는 레이건의 잠재의식에 '대통령의 씨앗'을 심어줬다. 이 소설의 주인공 딕은 가난한 어머니와 알콜중독자 아버지 사이에서 성장했다. 인쇄업을 하는 조지 유델을 만나 직공으로 취직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교회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자라난 딕은 정치가가 돼 워싱턴으로 가게 된다.
레이건의 진학과정도 그를 단련하는 과정이었다. 대학에 갈 수 없는 집안형편을 그는 인정하지 않았다. 힘겨운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으고 장학금을 호소해 가까스로 유레카 대학에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분규가 일었다. 대공항을 맞아 대학 구조조정이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레이건은 얼떨결에 학생 대표가 됐다. 그는 학교의 결정에 반대하는 항의결의안을 통과시키자고 제안하면서 학생들 앞에서 연설했다. 첫 연설에 학생들은 열광적으로 지지하고 환호했다.
'위대한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저자 김윤중씨는 "청년 지도자 레이건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자 성공적인 첫 대중연설이었다"면서 "이는 청년 레이건으로서는 진귀한 체험이었고 지도자의 자질을 처음으로 드러내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혹독한 취업전쟁을 겪고 스포츠아나운서의 자리를 꿰차면서 전성기를 보내던 레이건이 갑자기 영화배우로 나섰다. 그는 영화배우들의 노동조합인 영화배우조합일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최고의 영화배우 제인 와이먼으로부터 9년만에 이혼통보를 받은 레이건은 더욱 영화배우조합에 매달렸다.
영화계에서 밀려난 40대에 GE 홍보담당으로 옮겨갔다. 전국 각지를 돌며 직원들에게 홍보 강연을 했다. 청중은 환호했고 레이건은 보람을 느꼈다. 저자는 "레이건은 대중연설로써 청중과의 소통이 최고의 경지에 올라 '위대한 소통자'로 불리어지게 된다"고 소개했다.
대선캠프와 캘리포니아 주지사선거를 거치면서 레이건은 정치스타가 됐고 대선에서 밀었던 골드워터는 극단적 반공주의자로 몰렸지만 레이건의 연설은 빛났다. 그의 가난까지도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