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 - 스산한 계절에 어울리는 차 한 잔 있는 그곳

따뜻한 차 두 손에 잡고 멀리 바라보니 참…, 좋다

2016-11-07 10:58:05 게재

시리다.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에 마음이 상한다. 곳곳에서 냉기가 들썩이면 몸은 물론 마음도 차가워진다. 어딘가 기대어 온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서둘러 두툼한 코트를 걸치고, 찻집에서 차 한 잔 앞에 두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 누그러지려나. 몸에도 마음에도 위로가 그리워지는 때, 차 한 잔의 따뜻한 위로를 찾았다. 

 
 
전통차가 맛있는 카페 ‘민들레’
정성과 비법으로 고개 끄덕이게 하는 쌍화차

바쁘다는 핑계로 그간 소원했던 친구를 불러내 따뜻한 쌍화차를 마셨다. 달달하면서 달지 않다. 기분 좋은 단맛이 바로 이런 맛이 아닐까. 고명으로 얹은 견과류는 절은 냄새가 전혀 없고 고소함만 씹힌다. 깊고 진한 감미로움에 몸이 부여잡은 긴장감이 쫙 풀렸다. 훈훈하게 감싸는 쌍화차의 기운 덕에 어깨 편히 누이며 친구와 함께 우리의 가을을 맘껏 속닥거렸다.

비법 가득한 품격의 쌍화차와 대추차

카페 민들레는 이미 전통차가 맛있기로 소문난 카페다. 그 중 쌍화차는 정성과 비법이 함께 모여 매우 조화롭고 세련된 맛을 선사한다.
손수 우려낸 진한 맛은 한 모금만 마셔 봐도 수제의 정성과 품질을 느낄 수 있기에 몸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제 수제 전통차를 찾는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이런 때, 이왕 마시는 차가 온 몸의 피곤을 풀고 몸에도 좋고 맛도 좋으면 금상첨화다.
김순환(60) 대표는 “전국의 최고급 특산품 재료를 사용해 정말 품질 좋고 맛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쌍화탕의 약재는 물론이고 대추도 일반 대추보다 박스당 3만원씩 더 비싼 전국 유명산지 경산·연산·보은 대추만 사용하고 잣은 가평 잣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쌍화차를 만드는 방법도 남다르다. 먼저 쌍화탕 재료를 푹 달인 후 약재를 건져내고 거기에 민들레만의 특별한 쌍화차 재료를 넣어 다시 끓인다. 진한 약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거부감이 없다. 또한 항상 당도계를 사용해 ‘비법의 당도’에 맞추기 때문에 손님들은 변함없이 최상의 쌍화차 맛을 만나게 된다.
김 대표는 위생에도 철저하다. 고명으로 사용하는 호두 잣 땅콩 아몬드를 일일이 마른 팬에 볶아 잡내를 없애고 살균한다. 절은 냄새 없이 고소함만 남는 비법이다.
대추차 또한 진하고 신선하다. 전국 유명산지 대추를 푹 끓인 후 촘촘한 체에 거른 대추차는 한 잔을 마셔도 마치 영양죽을 먹은 것처럼 든든하다. 김 대표는 “대추 손질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라며 “씻어서 말리고 씨를 발라 곱게 편 써는 것까지 손이 많이 가 정성이 가득한 차”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민들레는 전통차를 리필 해준다. 수제 전통차를 리필 해주는 곳은 흔치 않아 이곳의 인기는 더욱 늘어난다. 게다가 선물용 포장도 나와 있어 집에서도 맘껏 즐길 수 있다.
날이 추워질수록 민들레의 차는 더 생각난다. 바닥을 난방하는 민들레는 발이 따뜻하게 차를 즐길 수 있기 때문. 품질과 맛 모두 잡은 민들레의 쌍화차와 대추차, 올겨울은 커피보다 내 몸 생각한 전통차로 더 건강하게 지내보면 어떨까.
 

 
정성 기울인 차가 있어 훈훈한 ‘몽펠리에’
진한 알싸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진저라떼

한반도의 4계절이 ‘봄여어어름갈겨어어어울’로 바뀌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심상하게 들리는 요즘이다. 가을인 듯 하다가 어느새 불어오는 찬바람이 매섭기만 하다. 몸에 한기가 들고 아침저녁 코가 맹맹한 것이 감기가 오려는 모양이다. 생강과 대추를 넉넉히 넣고 오랜 시간 달여 낸 생강차를 먹으면 몸이 좀 풀릴 것 같은데 시중에 나온 생강차는 그저 달달하기만 해 아쉽기 그지없다.

생강과 계피의 날카로움 우유거품으로 부드럽게

지중해마을에 자리한 몽펠리에의 진저라떼와 생강차는 뱃속부터 훈기가 돌아 온몸이 후끈해지도록 알싸한 맛이 일품이다. 진저라떼와 생강차는 몽펠리에 김동복 대표가 직접 만든 수제청을 재료로 한다. 진저라떼는 생강과 계피향의 날카로운 맛과 향을 부드러운 우유거품으로 감싸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김 대표는 국내산 햇생강과 배를 사용해 수제청을 만든다. 생강과 배의 즙을 내고, 생강즙에서 녹말을 가라앉혀 분리한 후 설탕을 섞고 약한 불에서 2시간 반 정도 졸이면 조청 상태의 생강배청이 완성된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고 소화를 촉진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배는 기침과 가래 등 감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고 천연소화제 역할을 한다. 몽펠리에 김 대표는 진저라떼와 생강차 뿐 아니라 수제생강배청도 판매하고 있다. 수제청은 차로 마시기도 좋지만 고기요리에 넣으면 고기잡내를 잡아주고 풍미를 살리는 양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몽펠리에의 또 다른 겨울차로 자몽티와 뱅쇼가 있다. 자몽의 과육을 설탕에 재서 청을 만들고 맛이 들도록 숙성시킨 자몽청으로 만든 자몽티는 과육이 풍부해 자몽의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 와인과 과일 향신료를 넣어 끓인 뱅쇼는 겨울에 어울리는 건강음료다. 프랑스어로 ‘따뜻한 와인’이라는 의미의 뱅쇼는 추운 북유럽지역에서 감기예방과 기력회복을 위해 마시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와인에 오렌지, 사과 계피스틱 정향 팔각 등 11가지 재료를 넣고 끓여 뱅쇼를 완성한다.
몽펠리에에서는 뱅쇼 레시피를 제공하고 함께 뱅쇼 끓이기 시연을 하기도 했다. 김동복 대표는 “여러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 입맛에 맞는 뱅쇼의 깊고 풍부한 맛을 찾아냈다”며 “몽페리에는 볼거리와 음악과 공연 등 다양함을 추구하며 마을 주민들 또 관광객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몽펠리에는 하우스콘서트 카페로도 유명하다. 세계적 뮤지션들의 공연을 카페에서 열어 무대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하우스콘서트를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또 와인전문가인 김 대표의 설명과 추천으로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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