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용인에서 만나는 남도의 맛

“허벌나게 맛있는 남도의 음식’으로 집나간 식욕을 찾아라

2016-12-20 23:15:51 게재

추운 날씨와 우울한 세상 뉴스에 위로가 필요한 요즘, 맛있는 음식으로나마 위안을 받아보면 어떨까.
마음 같아서는 당장 남쪽으로 내려가 산해진미를 펼쳐놓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 그 대안으로 지역에서 남도 음식 잘하는 곳을 찾아서 맛 기행을 떠나보자.
깔끔하면서도 한편으론 깍쟁이 같은 서울음식에 비해 푸짐하고 왠지 정이 묻어나는 손끝의 맛이 살아 있는 음식들이다.
대체로 간장이나 젓국으로 간을 하여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며 각각의 주인장들 마음마저 푸근함을 느낄 수 있다.

벌교의 꼬막을 용인에서 만나다 - 보정동 ‘순천 회관’
용인 보정동에 위치한 ‘순천회관’은 벌교에서만 맛볼 수 있는 ‘꼬막 정식’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순천 출신 사장님의 손맛이 느껴지는 푸짐한 한 상을 한상을 만날 수 있다. 매일 아침꼬막을 삶아 껍질을 까는 것으로 시작 되는 이곳은 벌교와 순천에서 하루 사용량만 공수하여 늘 신선하고 맛 좋은 꼬막을 내 놓는다. 그래서인지 부드러운 식감과 꼬막의 깊은 감칠맛이 매력적이다. ‘꼬막정식’을 주문하면 꼬막초무침, 참꼬막, 꼬막 부침, 조기매운탕, 매생이 국, 각종 나물과 반찬들이 한상 가득 올려 진다. 전라도 스타일의 반찬들은 하나같이 맛이 있어 젓가락이 쉴 틈이 없다. 특히 꼬막 초무침은 야채들과 새콤하게 무쳐내어 특유의 향긋하고 상큼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그 밖의 반찬들도 역시 전라도 맛이다. 특히 조기매운탕은 아빠들의 사랑을 독차지, 그야말로 ‘술 한 잔’을 불러일으키는데 밥도 수시로 압력솥에 지어내고 양도 꽤나 푸짐한 편. 늘 손님이 많은 편이니 미리 예약을 하고 가면 조용한 방을 이용할 수 있다.

나주 곰탕의 진한 맛 - 수지 ‘나주곰탕’
추운 날씨 자꾸 생각나는 뜨거운 국물, 맑지만 진한 맛을 자랑하는 나주 곰탕은 일반적인 설렁탕과는 달리 맛이 깔끔하면서도 고기의 진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늘 인기이다. 
수지외식타운에 위치한 ‘나주 곰탕’에서는 매일아침 양지와 우목심으로 곰탕을 끓여낸다. 이  진한 소고기 국물에 밥 한술 말아먹으면 몸속까지 따뜻함이 전해지는데, ‘아 이맛이 나주의  맛이구나’를 깨달을 수 있다. 워낙 남도 음식을 제대로 하는 곳이라 곰탕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곳 관계자는 “손님들이 담백하게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기름을 깔끔하게 제거하였다”며 “살코기가 푸짐하고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국물은 뜨겁지만 속이 풀리는 음식으로 깔끔한 반찬과 함께 제공된다. 그 밖에는 선지 해장국과 암소머리만 사용한 수육도 곁들일 수 있다.

목포에서 하루 두 번 공수하는 식재료 - 야탑 ‘만강’
분당에서 유명한 남도 음식 전문점으로 하루에 두 번씩 목포에서 식재료를 공수해 와 음식을 만들 정도로 정성스런 음식으로 유명하다. 메인 요리로 장어구이가 있지만, 이곳에 대해 안다면 ‘덕자’ 회와 조림을 빼 놓지 않는다.  ‘덕자’는 병어과의 물고기로 살이 연하고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V모양으로 잘라 플레이팅을 하는데, 기존에 보았던 생선회와는 다른 모습이다. 회를 먹고 나면 ‘덕자’ 조림이 나오는데, 일반적인 조림과는 달리 특유의 전라도 스타일로 국물이 많아 떠먹을 수 있어 좋다. 맛깔스러운 양념의 칼칼한 국물은 손님들의 입맛을 끌어당기고 ‘덕자’의 부드러운 살은 칼칼함과 어우러져 묘한 맛을 자아낸다. 간장과 젓갈로만 간을 한다고 하는데 어찌나 감칠맛이 나는지 밥도둑이 따로 없다.
이곳의 길호철 대표가 전라도 쪽에서 음식으로 명성이 두터웠던 어머니의 손맛을 어깨너머로 배워 재현하고 있으며, 예약을 하지 않으며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맛으로 인정받은 곳이다.    

군산의 칼칼하고 시래기가 맛있는
갈치조림 - 죽전 ‘아리울’

분당 구미동에서 죽전으로 넘어가면 바로 보이는 ‘아리울’은 군산토박이인 주인장이 직접 주방을 맡고 있는 한식 전문점이다. ‘군산에서는 푸짐한 상차림이 기본인데, 서울에 오니 그렇게 해주는 곳이 없어서 실망하여, 직접 식당을 차리게 되었다’고 하는 박은진 대표는 타고난 음식 손재주에 손님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이곳의 갈치조림이 생각나는데, 부드러운 시래기가 잔뜩 올라간 갈치조림은 밥도둑이 따로 없다. 두툼한 갈치살과 입에서 녹는 무의 조화도 환상이고, 전라도 스타일로 국물도 자작하여 칼칼하고 깊은 맛을 내어 연신 떠먹기 바쁘다. 함께 제공 되는 14가지의 반찬도 박 대표의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 특히 파김치가 인기, 밥 위에 척 올려 먹으면 그만으로 젓갈의 감칠맛과 양념의 매콤함이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 겨울에 어울리는 별미로 시원한 국물의 해물 만두전골도 인기이다. 고기, 오징어, 야채를 꽉 채운 만두와 바지락 미더덕, 주꾸미, 전복 등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해 하얗게 지리로 끓여내는데 이곳에서 직접 개발한 음식으로 그 어디에서도 만나기 힘든 맛을 보여준다.

겨울을 녹이는 ‘무안’의 맛!
구미동 ‘남도미락’

남도 미락(대표 김원일)은 전라남도 무안출신의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각종 전라도 음식을 만날 수 있어 즐거운 곳이다. 좋은 재료와 정성은 남도 미락 음식의 가장 좋은 조미료. 뻘낙지는 무안, 서대와 민어 그리고 꼬막은 여수, 홍어는 목포, 굴비는 영광 등 하루에도 몇 군데에서 식재료를 받다 음식을 만든다. 그 중 겨울을 녹이는 맛으로는 소고기보다 더 양질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구로 끓여내는 대구탕을 추천한다. 어쩜 이렇게 깔끔하고 개운한 맛을 낼 수 있는지 부드러운 대구살과 시원한 국물 먹는 맛에 손님들의 사랑을 톡톡히 받고 있다. 그 밖에 남도미락에서는 다양한 전라도 음식을 맛 볼 수 있는데 낙지요리, 홍어요리가 준비되어 있으며, 계절메뉴로는 쭈꾸미 숙회, 쭈꾸미 샤브, 간재미 무침, 꼬막 무침, 병어조림, 민어회, 민어찜이 있다. 식사류로는 남도 한정식과, 잘치조림, 장어탕, 홍어탕 등이 제공된다. 여름에는 보리굴비로 손님들의 입맛을 공략한다.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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