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항공수요예측 오락가락

2017-01-02 10:35:30 게재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는 2040년 2500만명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은 3800만명 예측

정부가 신공항 대안으로 추진 중인 김해공항 확장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항공수요를 2040년 기준 2500만명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남권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남부권신공항 사전 타당성 연구조사에서 2040년 기준 항공수요를 3800만명으로 예측됐는데도 정부가 2500만명으로 예측하고 있다면 신공항이 아니라 김해공항 리모델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6월 영남권의 숙원과제였던 남부권신공항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사전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를 근거로 2040년 항공수요를 3800만명으로 예측하고 현재 2개인 활주로를 3개로 늘리고 터미널도 확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김해공항 확장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하면서 경제성장률, 소비지출 등과 같은 전통적 수요추정 모델을 적용해 2040년 항공수요를 2500만명으로 예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산시와 대구시 등은 항공수요가 현실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김해공항 확장사업은 리모델링 수준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KDI가 예타를 수행하면서 2040년 항공수요를 연간 2500만명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김해공항 확장이 완료되는 2026년이면 도달하는 규모"라며 "정부의 수예예측은 졸속"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예측한 항공수요 2400만명은 현실과 너무 큰 차이를 보인다. 실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은 2040년 기준 항공수요를 3800만명으로 예측했다. 2009년부터 논의된 남부권신공항 건설관련 각종 연구조사의 항공수요 예측과도 차이가 난다. 2009년 국토연구원은 동남권신공항 개발의 타당성 및 입지조사 연구보고서에서 국제선 수요예측을 2015년 369만명, 2020년 479만명, 2030년 690만명으로 내다봤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도 국제선 수요를 2015년 529만명, 2020년 784만명, 2030년 1280만명으로 예측했다. 통상 국제선 수요는 국내선 수요보다 많고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5년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여객항공수요는 2015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각각 2.5%(국내선)와 4.2%(국제선) 늘어나 2035년 영남권(김해 대구 울산 울릉) 항공수요는 290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김해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11월말 현재 1362만명에 달했다. 또 부산시 등은 국토부가 사전타당성조사에서 김해공항 이용객을 2020년에 1500만명을 예측했지만 이미 지난해말에 이를 달성해 공항 확장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통적 지표보다는 항공사의 노선 확대와 최저가 마케팅, 해외여행의 보편화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를 반영해 항공수요를 예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도 마찬가지다. 대구시 관계자는 "파리공항엔지니어링의 항공수요예측결과에 따라 통합대구공항 규모를 최소 500만명, 최대 1000만명 처리규모로 잡고 있는데 정부가 2040년 김해공항 항공수요를 2500만명으로 잡는다면 굳이 통합대구공항을 추진할 필요도 없다"며 "항공수요를 현실성 있게 예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대식(영남대 교수) 대구경북하늘길살리기운동본부 기술자문위원장은 "파리공항엔지니어링의 항공수요 조사가 불과 2년 전에 이뤄졌고, 남부권신공항 입지조사 용역에서도 2040년 3800만명인데 정부가 2500만명으로 예측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수용할 수도 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최세호·차염진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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