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전략 고민하는 은행│① 디지털뱅킹을 선도하라

모바일뱅킹 이용비율 50%대 눈앞

2017-01-17 11:39:41 게재

지난해 은행원 3천명 '집으로' … 은행마다 모바일플랫폼 강화 전력투구

지난해 3분기 시중은행들은 3조2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2015년 3분기(1조3000억) 대비 2배가 넘는다. 하지만 새해 은행CEO들의 신년사를 보면 비장한 각오가 느껴진다. 하나같이 리스크관리와 생존을 위한 혁신을 강조한다. 그만큼 은행의 영업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말이다.


시중은행들의 생존을 위한 변화는 크게 세 방향으로 압축된다. 첫 번째가 디지털기술의 급성장과 맞물려 있는 '비대면채널'이다. 모바일뱅킹으로 상징되는 온라인 영업과 블록체인 등 디지털기술의 활용이 핵심이다. 두 번째는 해외채널 강화다.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국내시장을 뛰어 넘어 해외시장을 선점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가 계열사간 협업과 시너지효과다. 이제는 은행창구에 앉아만 있어서는 조만간 생존 자체가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내일신문은 3회에 걸쳐 은행의 미래 생존전략을 들여다본다.

'은행 없는 은행' 시대가 오고 있다. 특히 K뱅크를 시작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을 앞두고 '디지털 혁신'이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임직원 3000여명이 짐을 쌌다. 은행의 대명사였던 '은행창구' 역시 축소 추세다. 작년 1년간 5대 시중은행 영업점 4919곳 가운데 177곳이 사라졌다. 줄어든 점포 수는 전년(58곳) 대비 3배가 늘었다.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업점을 없애거나 통폐합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 지점 숫자는 2013년 말 이후 500여개가 넘게 감소했다.

급증하는 온라인거래 =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는 5393만건을 기록했다. 3PC, 스마트폰 등에 기반한 전체 인터넷뱅킹의 하루 평균 이용건수는 8790만건으로 1.9%(163만건) 늘었다. 반면 이용금액은 41조6560억원으로 1.7%(7218억원) 줄었다.

최근 6개월 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이 43.3%로, 전년보다 6.9%p 높아졌다. 국민 10명 중 4명은 모바일뱅킹을 이미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시중은행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모바일 역량 강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은행인 써니뱅크를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할 방침이다. 지난 1일 조직개편을 통해 써니뱅크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부 내 써니뱅크 기획부와 써니뱅크 운영부를 설치했다. 시니어, 외국인 등 다양한 고객층에 맞춤형 앱을 내놓는 방식으로 모바일 앱도 강화하고 있다. 작년에는 은행, 카드, 생명, 캐피탈 등 신한금융그룹의 전 계열사가 함께 통합 포인트를 쌓고 포인트로 결제하거나 현금화도 되는 판(FAN)클럽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도 모바일플랫폼 '리브'(Liiv)를 중심으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경조사, 더치페이, 선물보내기 등에 특화된 '리브'를 성공적으로 론칭, 현금없는 스마트한 금융거래를 선보이고 있다.

LG U+와 함께 최초의 통신과 금융의 융합플랫폼인 'Liiv Mate(리브메이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7년에는 데이터분석, 로보어드바이저, 생체인증 등 금융과 기술이 융합된 핀테크 영역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인터넷은행 대응 '발등의 불' = 우리은행도 모바일 은행인 위비뱅크를 중심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위비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스마트금융사업본부를 만들고 산하에 모바일 플랫폼 구축과 운영을 맡는 플랫폼 사업부를 설치했다. 플랫폼제휴팀을 만들어 금융업 외에 다양한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특화된 금융패키지 제공을 전담하게 했다. 올해는 위비뱅크의 해외진출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특히 국내 최다인 250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 현지 소매금융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 동남아지역의 경우 통신사 주도로 선불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핀테크를 연계한 모바일뱅킹의 성공이 점쳐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작년 11월 공인인증서 없이 간단한 문자 입력과 음성인식만으로 20초 안에 송금이 가능한 텍스트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대화형 플랫폼이다.

또 하나금융그룹 통합 포인트인 하나멤버스를 활용한 금융상품 마케팅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포켓몬GO' 같은 증강현실에 기반을 둔 '하나머니GO'를 출시하기도 했다.

IBK기업은행은 모바일 플랫폼인 'i-ONE뱅크'에 빅데이터를 활용, 비대면 고객경험 향상에 주력할 계획이다. 비대면채널 상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상담봇'을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비대면채널 상품판매를 2020년까지 전체 영업점의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농협은행은 올해 모바일플랫폼인 '올원뱅크'를 전면 리뉴얼한다. 올원뱅크 플랫폼을 통해 'NH금융 통합계좌조회 서비스'와 'NH카드 채움포인트 연계서비스' 등 계열사 상품 및 서비스를 강화한다.

['생존전략 고민하는 은행' 연재기사]
① 디지털뱅킹을 선도하라│ 모바일뱅킹 이용비율 50%대 눈앞 2017-01-17
② 국내시장은 좁다│ 디지털뱅킹과 결합해 '해외로' 2017-01-19
③ 이자위주 수익구조 벗어나기 안간힘│ 은행 수익모델 자산관리로 대이동 2017-01-23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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