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투자액 13조원 급감

2017-04-04 10:15:16 게재

현대차 10조원 줄어 … LG는 1조원 가까이 증가

지난해 30대그룹 투자액이 전년 대비 13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 투자는 소폭 늘었지만 설비투자와 직결된 유형자산 투자가 20% 이상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삼성동 한전 부지 매입이 마무리되면서 투자가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삼성·SK그룹도 각각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들 3대 그룹 투자 감소액이 30대 그룹 전체 96%에 달했다.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66개 계열사의 유ㆍ무형자산 투자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총 투자액은 60조69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조3991억원 감소했다. 18.1%가 줄어든 셈이다.

무형자산 투자액은 4464억원(6.1%) 늘었다. 하지만 유형자산 투자액은 13조8456억원(20.7%)이나 쪼그라들었다. 유형자산은 설비투자, 무형자산은 지적재산권 등이 포함된다. 연구개발 투자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을 제외한 29개 그룹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개 그룹이 투자를 줄였고 12개 그룹은 늘렸다.

투자액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투자액은 8조4131억원으로 1년 새 절반 이상 줄었다. 삼성그룹(1조7625억원, 10.4%)과 SK그룹(1조4193억원, 11.5%) 투자도 1조원 넘게 줄었다. GS(8230억원, 38.4%) 한진(4433억원, 33.5%)이 감소액 상위 5위에 들었다.

이밖에 영풍(3414억원) 신세계(3140억원) 현대중공업(3024억원) 등이 3000억원 이상 투자액이 줄어든 그룹이다.

반면 LG그룹은 지난해 7조9587억원을 투자해 전년 대비 9907억원(14.2%) 늘어난 규모로 30대 그룹 가운데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에쓰오일(4119억원, 62.4%)과 롯데(4056억원, 21.8%)도 4000억원 이상씩 늘렸다. 포스코(1247억원, 6.5%)도 1000억원 이상 투자를 확대했다.

기업별로는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투자 감소액이 가장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5조1277억원이 줄었고 현대모비스는 2조5414억원, 기아차는 2조168억원이 각각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투자액이 13조2078억원으로 개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지만 전년 대비 1조459억원 줄었다. SK하이닉스 대한항공 파주에너지서비스 등도 5000억원 이상씩 감소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투자액을 1조524억원 늘렸다. 1조원 이상 투자를 늘린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했다. SK텔레콤 에쓰오일은 4000억원 이상 투자를 늘렸다. 포스코 LG전자는 3000억원 넘게 투자액이 증가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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