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 가득한 골목 ‘선유도 카페거리’

걷고 싶은 길, 구석구석 개성 있는 가게들 많아

2017-04-06 23:40:01 게재

선유도역 2번, 3번 출구로 나와 잠시 걷다보면 분위기 있고 개성 넘치는 카페가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들이와 출사의 명소로 유명한 선유도 공원과 이어져있는 데다 넓은 인도와 가로수로 인해 걷기 좋은 거리로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골목 구석구석 새로 생겨난 가게들까지 기웃거리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된다.

 

마음을 채우는 공간 ‘카페 빈자리’
‘카페 빈자리’는 선유도역 2번 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만날 수 있다. 의자가 그려진 작은 간판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카페거리를 자주 찾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곳이다. 2층 주택을  멋스럽게 개조해 눈길을 사로잡는데 작은 마당을 이용할 수 있어 여느 카페와는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카페 내부는 방과 거실, 주방의 뼈대를 그대로 두고 공사를 해 독특한 동선과 자리배치가 매력적이다. 철제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면 스터디나 파티를 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과 바리스타 교육장이 있다. ‘빈자리’는 사회적기업인 주식회사 ‘자리’에서 위기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만든 카페다. 탈학교나 가정해체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설 수 있도록 무료직업교육과 일자리 제공, 주거해결을 위해 설립됐다.
맛과 분위기를 만족시키면서 위기 청소년까지 도울 수 있어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빈자리’는 다크 로스팅으로 진하게 내린 커피와 맛있는 라떼로 유명하다. 올해부터 매달 신메뉴를 출시하고 있는데 벚꽃시즌을 위해 준비한 핑크색의 ‘벚꽃향 라떼’의 인기 역시 좋다고 한다. 저녁에는 맥주를 마시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카페거리가 시작된 곳 ‘카페 이파네마’
나무색 벽돌과 짙푸른 폴딩 도어가 눈에 띄는 ‘카페 이파네마’는 개인 카페만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4년째 카페거리를 지키고 있어 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단골들이다. 넓은 창을 통해 바깥풍경을 바라볼 수 있으며 날씨가 좋은 날은 활짝 연 테라스에서 유럽의 카페거리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실내는 앤티크 테이블을 넓게 배치해 편안하고 안락해 오래 앉아있고 싶어지는 곳. 창가의 바 테이블에는 개성 있는 액세서리와 디퓨저 등을 진열해놓고 판매 중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빔 프로젝트를 이용해 해변의 시원한 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뮤직비디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여름이면 가게 앞에서 프리마켓이 열리며 인디밴드를 초청해 미니콘서트를 열기도 하는 등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커피는 홍대 빈브라더스의 원두를 사용하는데 고소한 맛과 신맛의 원두도 따로 판매하고 있다. 원두뿐 아니라 직접 개발한 소스를 얹은 허니브레드, 수제로 담근 자몽에이드와 자몽티가 유명하다.

 

맛있는 빵이 한자리에 ‘파니피카’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의 ‘파니피카’는 올해 초 오픈한 수제 빵집.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빵뿐 아니라 요즘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새로운 메뉴로 가득한 곳이다. ‘파니피카’의 현무환 대표는 일본의 동경제과학교를 졸업한 후, 양과자로 유명한 도쿄 기타구오지(東京北?王子)의 ‘랑갸르’에서 2년간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구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제품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고 한다. 외부에서 선유도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동네빵집이라는 정다운 이미지와 함께 여러 세대의 입맛을 아우를 수 있는 메뉴를 선보이려 애쓰는 중이라고.
덕분에 이곳의 빵들은 골고루 인기가 있다. 치아바타는 찰진 식감을 내기 위해 물의 양과 발효시간을 조절하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쳤다. 마스카포네가 들어간 ‘베리베리’는 커스터드에다 제철 과일을 넣어 신선하다. 다양한 건강빵과 먹물빵, 마늘빵 등도 잘 나간다. 매주 일요일은 휴무.

 

눈이 즐거운 색감 ‘카페 오브 Cafe AUBE’
선유도 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 오브’는 진한 파란색 외관으로 눈길을 끄는 가게다. 간판을 비롯해 전면 창과 폴딩도어, 파라솔까지 파란색이다. ‘카페 오브’의 커피는 최상위 아라비카 원두만 사용하는 라밀의 스페셜티 브랜드 프리미엄 원두인 ‘블랙 오닉스’로 내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고급스러운 맛을 선물한다.
자몽을 비롯해 패션후르츠, 라임키위, 레몬, 청포도, 레몬 블랙커런트 등 청량한 색과 상큼하고 진한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과일청 에이드 역시 ‘카페 오브’의 인기 메뉴이다. 수제 과일청은 매장에서 직접 담그는데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다고 한다. ‘카페 오브’의 커피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 ‘쏘렌티나 피자’는 한손에 쥐고 먹을 수 있는 디자인과 천연 샤워 도우에서 느껴지는 담백하고 고소한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수제청과 쿠키 등은 근처에 있는 ‘오브 스토리지’라는 작업실에서 모두 만들고 있다. ‘카페 오브’는 인디밴드의 콘서트와 그림 전시 등이 열리는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도자기 핸드페인팅 공방 ‘그림그린그릇’
선유도역 4번 출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만나게 되는 ‘그림그린그릇’은 도자기 핸드페인팅 공방이다. 이곳은 취미활동이나 어린이 수업, 연인들의 체험데이트, 창업이나 프리마켓 판매를 위해 배우거나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오롯이 그릇과 그림에 집중할 수 있어 개인의 힐링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작업은 이천에서 공수해온 초벌도자기 위에 도자기 전용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다음 유약을 바르면 공방에 있는 가마에다 바로 구워주는 형식이다. ‘그림그린그릇’의 김빛나 대표는 “자신 역시 오랫동안 취미로 도자기페인팅을 배우다 공방을 열게 됐다”며 “뛰어난 그림실력이 없어도 다양한 기법을 통해 얼마든지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전과 오후, 저녁으로 나눠 예약제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그림을 배우고 완성하기까지 평균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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