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 이야기│⑪ 한정남 월드크리닝 대표

'영남 1등' 세탁편의점 수도권 공략

2017-06-08 10:32:16 게재

엔지니어 시절 배웠던 자동화 도입 … 5년 이내 국내 1위 브랜드 목표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를 겨냥한 세탁편의점이 소자본 창업시장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쁜 일정과 편의성을 이유로 세탁물을 세탁편의점에 의뢰하는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정남 월드크리닝 대표 사진 월드크리닝 제공

세탁편의점은 일반 세탁소와 달리 세탁물을 고객에게 받아 세탁공장에서 일괄 세탁한 뒤 매장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시스템형 세탁소다. 이같은 세탁편의점은 대학가나 직장인이 몰려있는 오피스텔, 사무실 밀집지역 등이 최적지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공개서에 등록된 국내 세탁 관련 브랜드는 20여개 정도. 이 중 가맹점 수 1위는 크린토피아다. 2위는 크린에이드와 월드크리닝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월드크리닝은 영남지역에서 출발해 영남권 1위 세탁편의점으로 자리잡고 있는 브랜드다. 올해부터는 본격 수도권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월드크리닝을 설립한 이는 한정남 대표다. 한 대표는 1985년부터 1998년까지 창원공단에서 제조업 기술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그의 삶을 바꾼 것은 외환위기를 겪던 시절이다. 다니던 회사가 어려움을 겪게 되자 새 길을 찾아야 했다. 경남 마산 합정동에 83㎡(25평) 규모의 세탁전문점을 처음 열었다. 한 대표는 세탁전문점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당시 세탁소를 운영하던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다"며 "대형 세탁 전문점이 많지 않았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월드크리닝 동전 빨래방 매장 전경 사진 월드크리닝 제공

하지만 한 대표 도전에도 시련은 따랐다. 한 대표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선택한 것이 가격이었다. 일반 세탁소에서 한 벌당 5000~7000원을 받을 때 그는 3500원을 받았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일이 많았다. 하지만 수익성은 낮았다. 한 대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엔지니어로 일 하면서 배웠던 자동화와 생산성에 대한 개념을 세탁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국 한 대표는 소상공인지원센터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아 2001년 세탁공장을 설립했다. 공장과 매장을 잇는 온라인시스템과 드라이클리닝 회수 시스템도 도입했다. 초기에는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직영매장을 넓혀갔다. 201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인지도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가맹 문의도 급증했다.

한 대표는 월드크리닝 장점에 대해 "세제와 세탁기계까지 모든 인프라를 갖춘 일본 기술을 벤치마킹했다"며 "단순히 세탁을 잘하는 것을 넘어 품질을 보장하고 고객 관리와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꿈은 최고의 세탁기업이다. 최근에는 고객이 직접 세탁을 하는 동전 빨래방에도 관심을 두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동전 빨래방을 카페처럼 꾸며 세탁을 하면서 커피도 마시고 책도 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고객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동전빨래방은 또다른 세탁편의점으로 매장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 대표는 "소비 트렌드와 기술 변화를 따라가기 보다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드크리닝은 올해부터 수원에 대규모 세탁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수도권 공략에 나선다. 한 대표는 "수도권에서도 월드크리닝 시스템을 접해본 가맹점주와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며 "5년 이내에 세탁분야 국내 1위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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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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