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체온과 면역, 암 치료에서의 전신온열치료(Whole Body Hyperthermia)

2017-06-16 08:41:29 게재

한재복 느루요양병원 대표(의사한의사복수면허자)

체온이 올라야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는 이제 상식이 되었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그 기전에 대해서도 밝혀져 있어 많은 질병에 체온을 높이는 요법이 사용되고 있다. 어른들이 늘 몸을 따뜻하게 하라는 말씀을 하신 것이 단지 민간의 구전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이 되었다. 

병에 걸리면 인체는 스스로 체온을 올려 몸을 지킨다. 체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의 면역력은 올라가고 병원체의 활동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병을 이길 수 있다. 체온을 올려서 혈류와 대사를 촉진하고 면역력을 증강시켜서 치유할 수 있는 질병에는 감염병 뿐만 아니라, 암, 류마티즘 등의 자가면역질환과 많은 통증성 질환이 포함된다. 특히 열은 암의 세포막과 세포원형질의 리소좀을 파괴하는데, 여러 번 열을 가하게 되면 DNA 합성이 어렵게 되어 열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의 자동적 방어 기전 이외에도,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도 열을 질병치료에 사용해왔다. 온탕, 사우나, 핫팩, 적외선, 온돌, 뜸, 온침, 화침 등이 대표적인데 이 모두는 열을 이용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심부의 체온을 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체온이 어느 정도 오르기 전에 화상으로 피부가 먼저 손상이 되거나 혈관이 확장되어 혈류를 증가시키고 땀 배출을 증가시켜 열을 발산시키는 체온조절시스템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체온자체를 올릴 수 있는 방법들이 몇 가지가 개발이 되었다.

안전하게 심부체온을 올릴 수 있는 물리학적인 방법은 몸의 일부분의 체온을 올리는 국소온열치료와 전신온열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국소온열치료는 대표적으로 고주파온열 암치료로 쓰이고 있다. 정전방식의 고주파가 안전하여 주로 사용되고 있다, 전신온열치료에는 특수한 필터를 이용하여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중적외선과 원적외선을 차단하고 심부로 투과되는 근적외선만 이용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전신온열치료는 한 시간 정도 근적외선을 쐬고, 체온이 어느 선에 도달하면 램프를 끄고 특수 천으로 만든 타월과 텐트를 덮어 보온을 하게 되는데, 보온기간 중에도 체온은 1도정도 더 상승할 수 있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39도 전후로 가열기의 목표체온을 정하게 된다. 전신온열치료의 효과는 여러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는데, 암환자에서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높여줌과 동시에 면역세포의 활성을 증가시켜 완치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또한 항 우울 효과와 진통효과가 탁월하여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 준다.

치료 중에는 심부체온과 맥박, 혈압, 호흡, 말초혈액산소포화도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환자감시장치를 부착하고 의료인의 면밀한 관찰 하에 시행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체온을 올리는 정도를 조절함으로써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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