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 │ 상어와 헤엄치기

"2008년 금융위기 뒤에도 금융은 거품"

2017-07-14 10:49:35 게재
요리스 라위언데이크 지음 / 김홍식 옮김 / 열린책들 / 1만7000원

전 세계를 패닉상태로 몰아넣었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이 지났다. 과연 지금 글로벌 금융은 안전할까?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우리 생애 금융위기는 다시 올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붕괴가 일어날 뻔했던 2008년 사태'가 여전하고 오늘날 금융은 거품, 시한폭탄임을 지적한 책이 나왔다.

'상어와 헤엄치기'는 금융 초보 네덜란드 탐사 기자 요리스 라위언데이크가 세계 금융의 심장부 런던 시티(The City)를 배경으로 오늘날 금융업의 실상을 파헤친 탐사기다. 라위언데이크는 2년 반 동안 200명의 은행가들의 생생한 증언과 대담을 통해 과소평가되는 금융 위기 가능성과 금융계의 문제 등을 고발했다. 대담에는 투자 은행가, 일류 헤지 펀드 매니저, 후방 부서 직원, 인사 관리자, 해고자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폭력적인 해고 문화와 자신들이 설계한 금융 상품이 얼마나 위험한지, 빈번한 인수합병 과정에서 땜질 처방된 은행의 IT 시스템이 얼마나 엉망인지를 얘기했다. 고빈도 트레이딩으로 인해 금융계가 얼마나 심각한 불투명성에 놓여 있는지도 털어놨다.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자는 "규제가 강화된 듯 보이지만, 소수 금융기관이 시장을 독식해 거액을 버는 구조와 틈새시장은 그대로"라며 "글로벌 금융부문이 여전히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2008년 금융위기의 뿌리 깊은 원인들에 우리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결론으로 "코앞의 이익을 추구하도록 강제하는 동기 유발 시스템(단기적인 탐욕)이 유지되는 한 금융계의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며 "고객과 은행,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방식으로 탐욕의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책에서는 금융 초보인 저자가 금융의 세계를 하나씩 배워 가는 과정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은행가들이 직무를 수용하는 태도와 관점, 윤리적 딜레마에서의 행동 여부도 파악할 수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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