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세계 최대 중앙은행 된다

2017-08-18 10:57:55 게재

6월 자산 4조5800억달러

2019년까지 양적완화 지속

일본중앙은행(BOJ)의 자산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조만간 자산 규모 세계 최대 중앙은행이 될 것이라고 닛케이아시안리뷰(NAR)가 전망했다. BOJ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하기 위해 국채 등을 계속 매입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벗어나려고 준비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NAR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BOJ 자산은 502조엔(4조5800억달러)으로, 일본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자산 규모 4조460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현재 전 세계 1위인 유럽중앙은행(ECB) 자산 규모 4조9600억달러를 빠르게 뒤쫓고 있다.

연준은 이르면 오는 9월 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에 접어들 방침이다. ECB 총재 마리오 드리기도 올 가을부터 자산 매입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혀둔 상태다. 만약 BOJ가 연간 80조엔 수준의 자산매입을 지속한다면, ECB를 제치고 세계 최대 중앙은행으로 등극하는 것도 멀지 않았다.

연준과 ECB, BOJ 등은 물가 하락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국채 등 금융상품을 매입해왔다. 국채를 대규모 매입하면 금리를 끌어내리고, 결국 이는 경제활동과 물가상승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물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연준과 ECB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꾀할 시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0% 수준이다. 때문에 BOJ는 당분간 통화완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BOJ는 물가상승률 2% 목표치 달성 시기를 2019년으로 미룬 상태다. 그때까지는 계속해서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할 예정이다.

물론 부작용도 만만찮다. 은행과 보험, 기타 기관투자자들이 국채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다. BOJ가 향후 양적긴축으로 선회해 자산을 시장에 내놓을 때 매입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또 금리의 급격한 변동으로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줄 우려도 있다.

한편 금리가 오르면 BOJ의 재정상태도 덩달아 악화하게 된다. BOJ는 2013년 4월부터 은행들로부터 자산을 매입해왔다. 은행들은 매도대금을 BOJ 계좌에 넣어두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BOJ가 은행에 지급하는 이자도 늘어난다. BOJ의 현재 자본금은 7조엔으로, 자산규모의 1.4% 정도에 불과하다. 은행에 대한 이자지급이 늘면 BOJ의 자본금이 잠식된다.

금융정보업체 도단리서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카토 이즈루는 "BOJ가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정부가 손쉽게 빚을 늘리도록 도와주고 있다"며 "BOJ는 지속적인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정책이라는 점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NAR는 "하지만 저금리는 기업의 자본 지출과 가계 소비를 활성화시키고 엔화약세는 수출업 부문의 수익성을 높여준다"며 "BOJ는 실물경제 활성화 효과와 자산확대의 부정적 효과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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