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과서 보건복지 229곳 오류

2017-09-21 10:14:55 게재

보사연, 초중고교 62종 검토 … "업데이트 안 된 자료 많아"

초·중·고교의 사회 교과서들이 인구·가족, 사회복지, 보건의료 등 사회 전반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내용 자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계 수치가 잘못 인용되거나, 정책 설명이 사회적 흐름을 좇아가지 못해 미래세대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 분야 초중고 교과서의 보건·복지 관련 내용 분석과 개선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사회 관련 교과서 62종을 검토한 결과, 총 229건을 수정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의 경우 46건으로 교과서 당 3.54건이었다. 중학교 교과서는 85건으로 평균 4.72건었으며 고등학교 교과서는 98개로 평균 3.17건이었다. 영역별로는 인구·가족 영역에서 32.8%(75개)의 수정검토 사항이 발견됐으며 유형별로는 최신 자료를 반영하지 못한 '업데이트 미흡'이 128개(55.9%)로 가장많았다.

실제로 인구·가족 분야에서는 가장 큰 사회 문제인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설명도 잘못된 것으로 지적됐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설명하는 인구학적 용어인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수)과 기대여명(새로 출생한 아이가 평균적으로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령)이 부정확하게 사용됐다. 출생률(인구 1000명당 신생아수)이나 평균수명(사망자의 사망 당시 연령의 평균)등 다른 용어들과도 혼동한 설명도 발견됐다.

'선진국에서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증가하면서 출생률이 낮아지고…'라는 언급도 사실과 다르다. 저출산의 원인을 여성의 사회 참여로 단순화할 수 없으며, 최근에는 북유럽 등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오히려 출산률을 높인다는 사례도 학인됐다.

고령화 현상은 전체 인구에서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저출산이 주요 원인이지만, 일부 교과서에서는 '평균수명이 길어져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거나 저출산 문제를 '가족문제'로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인구밀도가 세계 2위라는 일부 교과서의 설명도 사실과 다르다. 싱가포르, 바티칸, 몰디브, 바레인 등은 우리나라보다 인구밀도가 높다. 도시국가를 제외하더라도 방글라데시와 대만 등은 인구밀도가 우리나라보다 높다.

체류 외국인과 관련한 부정확한 설명도 여러 교과서에서 발견된다. 이들 교과서의 경우 외국인의 이주와 다문화와 관련해 국내 체류 외국인 현황을 소개하면서 체류 외국인과 거주 외국인의 개념을 구분없이 혼용하고 있다. 체류 외국인은 관광객 등 단기 체류 외국인을 포함한 수치로 특정 시점에 국내에 입국해 있는 모든 외국인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등록 외국인은 90일 이상 체류할 목적이거나 90일 이상 체류 중인 외국인을 말한다.

특히 일부교과서가 결혼을 하려고 이주해 온 여성들은 농어촌에 많이 살고 있다거나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남성들의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고 잘못 설명하고 있다. 실제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국제결혼 건수 중에서 군 단위 지역의 국제결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이하로 도시지역이 더 높다.

사회복지분야의 경우 일부 교과서에서 사회보장은 실업·노령·장애·질병·빈곤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가족위기 상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생계비가 없거나 계속적으로 생계의 위협을 받을 경우에 대비해 마련한 제도이며 장애인, 노인, 소년·소녀가장, 실업자 등 생활 능력이 없는 사람의 경제적 어려움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보장제도는 모든 국민을 보호하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소득과 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사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확한 지식은 사회의 작동 원리와 사회 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기본적 소양을 키워나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인구, 보건, 복지와 관련한 교과서 내용을 주기적으로 검토해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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