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돈 거둬들인다 … 금리인상 효과

2017-09-21 11:22:24 게재

"내달부터 매월 100억달러에서 최대 500억달러씩 줄이겠다" … 한은 "북핵리스크 등 변동성 늘어 셈법 복잡"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마침내 4조5000억달러까지 부풀어오른 자산에 메스를 대기로 했다.

발언하는 옐런 의장│20일 (현지시간) 미 연준 의장 옐런이 워싱턴 DC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 연준은 보유 자산을 축소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통화정책회의(FOMC)를 마친 뒤 내달부터 보유자산 축소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자산축소는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와 MBS(주택저당증권)를 재매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내달 국채 60억달러, MBS 40억달러 등 매달 100억달러 축소를 시작으로 약 1년 뒤인 내년 10월쯤엔 국채 300억달러, MBS 200억달러 등 총 500억달러씩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연준은 현행 1.00~1.25%의 기준금리 범위를 동결했다. 하지만 FOMC 위원들은 금리예상 점도표를 통해 올해 안으로 1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12월 추가 금리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꺼냈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등 연준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비로소 정상화 경로에 들어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자산축소와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 우리나라 통화, 재정당국은 영향 분석과 대처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연준 자산축소 개시 소식에 "대체로 예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 총재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준 결정보다는 북핵리스크나 국내경기, 물가 등 변동성이 늘고 있어 (한은의) 통화정책 대응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연준의 자산 축소 결정이 미국의 장기금리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월별 축소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급격한 금리상승 가능성은 낮아서 국내 금리의 동반상승 정도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연준이 팔 국채와 MBS를 누가 떠안을지가 관심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과거 중국이 미국채 매입의 최대 큰손이었지만, 현재는 오히려 줄여나가는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도 국제유가 하락 등에 대응하기 위해 매입 활동을 중단했다.

결국 연준이 기댈 곳은 기관이나 개인 등 투자자들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미제스 인스티튜트는 "유럽중앙은행이나 일본중앙은행 등이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채의 매력은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에 연준의 기대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며 "그럴 경우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국채비중이 늘어난다. 반면 주식시장은 유탄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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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광 성홍식 백만호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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