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권 기재부 1차관 "미 자산축소, 국내 영향 크지 않아"

2017-09-21 11:02:21 게재

거시경제금융회의서 언급

"시장이 예상한 규모"

"미 장기금리엔 영향"

정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축소 결정이 국내 금융시장에는 급격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금융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에는 사전에 안정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연준의 자산축소 결정으로 인해 국내금리가 급격히 오를 가능성은 작다"고 21일 밝혔다. 고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3차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연준의 결정을 "시장에서는 예상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결정이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월별 자산축소 규모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급격한 금리 상승 가능성이 낮아서 국내금리의 동반상승 정도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연준은 이날 새벽(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현재 4조5000억달러 수준인 보유자산을 다음 달부터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현재의 1.00~1.25%에서 동결하기로 했으나 연준 위원 16명 중 12명은 연내에 최소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 차관은 "경제는 심리의 영향을 받는 만큼, 빈틈없는 대응으로 과도한 불안 심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겠다"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나 주요국 통화 정책, 북한리스크로 인한 시장영향을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매일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에는 사전에 마련한 대응 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고 차관은 내외 금리 차이로 인한 자금 유출 가능성에 관해 "(자금은) 내외 금리 차이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 환율, 경기전망, 자금흐름 패턴 등이 있다. (자금이) 선진국으로 갈 때가 있고 개도국으로 갈 때도 있다"며 "내외 금리 차 하나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예상했던 바"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줄곧 확장적인 정책 기조가 이어오다가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가고 있는데 정책 방향의 변화 신호가 조금씩 더 확고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고 차관 외에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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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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