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병원, 막대한 부채에도 특혜 남발

2017-10-23 11:09:27 게재

국립대병원 가이드라인 무시

취약계층에는 구두쇠 할인

김상훈 "설립 취지 무색"

적십자병원이 9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적자와 빚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지난 5년간 특혜성 할인제도로 13억원에 달하는 진료비를 감면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대병원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감면을 남발하면서도 정작 취약계층 감면에는 생색내기 수준에 머물렀다.

23일 대한적십자사가 김상훈(자유한국당·대구서) 의원에게 제출한 '적십자병원 적자 및 감면제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월 현재 전국 6개 적십자병원의 누적적자는 658억1600만원에 이른다. 부채 또한 249억 8400만원에 달했다.

문제는 심각한 경영난에도 병원 직원의 형제와 자매들에게까지 뿐 아니라 퇴직자 및 유관기관 직원, 단체협약 지정인 및 지인 등에게까지 할인을 남발했다. 본인 부담금의 최대 30%까지 감면해 준다는 점에서 5년간 감면액 규모만 13억4475만원에 이른다.

당연히 정부 지침부터 따르지 않았다. 본인과 배우자는 50% 이내에서 진찰료 및 일반진료비를 할인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적십자병원은 본인과 배우자·자녀에 대해서 진찰료를 100% 면제해주고 있었다.

감면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형제·자매, 퇴직자, 유관기관 직원 및 지인들에게까지 적용한 할인도 3억1750만원에 이르렀다.

반면 5년간 취약계층들을 대상으로 한 감면액은 1억1316만원 뿐이다. 적십자병원이 직원들이나 관계인들에게 제공한 혜택에 비하면 10% 가량에 불과한 셈이다. 설립취지에도 무색한 정책이다. 적십자병원은 공공보건의료계를 선도하면서 취약계층 건강증진에 기여해 하는 것을 첫째 목적으로 하고 있다.

김상훈 의원은 "국민의 성금과 세금으로 운용되는 적십자병원의 매우 부적절한 사례"라며 "취약계층보다 더 많이 지원되는 현 감면제도를 폐기하고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제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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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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