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열병합발전 갈등 '광주로'

2018-01-03 11:06:26 게재

나주 고형연료 반입거부

광주 '쓰레기 대란' 우려

주민 반발로 전남 나주에 있는 열병합발전소 가동이 중지되면서 '광주시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나주시와 주민들이 환경오염 때문에 광주시 생활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비성형 고형연료(SRF)의 열병합발전소 반입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어서다.

나주 열병합발전소를 운영 중인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2013년 6월 광주시 양과동 광역위생매립장 안에 SRF 생산시설(929억원)을 신설하는 공모사업에 참여했다. 광주시는 당시 공모조건에 1일 생산되는 SRF 전량을 민간사업자가 반출해 처리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위약금까지 지급하는 단서를 달았다.

이미 나주시 SRF 반입 동의를 받은 한국난방공사는 2017년 9월 완공 예정인 나주 열병합발전소에 전량 반입한다고 제안해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광주시 SRF 시설은 1일 생활쓰레기 800톤을 파쇄 및 선별, 건조해 SRF 300톤을 생산하는 규모다.

하지만 나주시와 주민들이 환경오염을 우려해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원천 차단하면서 광주시 SRF 반입이 3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주민들은 최근 '광주시 SRF 열병합발전소 반입 거부'를 주장하며 청와대 앞 광장에서 반대시위를 벌였다. 심지어 강인규 나주시장이 광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까지 벌이면서 '열병합발전소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다.

열병합발전소 가동이 중지되면서 광주시 양과동 SRF 보관용량도 점차 한계에 드러내고 있다. 광주시 SRF 시설을 운영 중인 '청정 빛고을' 한 관계자는 "SRF 보관용량이 최대 8000~9000톤 정도다"면서 "나주로 반출이 안 되면서 한 달도 버티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만약 광주시 양과동 SRF 보관용량이 한계에 도달할 경우 생활쓰레기 자체를 처리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다. 이미 한국난방공사가 청정 빛고을에 SRF 반입 불가를, 청정 빛고을이 광주시에 SRF 생산중단을 각각 통보해 '쓰레기 대란'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광주시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나주시가 무작정 못 받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광주시가 선뜻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다"고 어려운 속사정을 설명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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