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아직은 건재하다

2018-01-05 11:07:57 게재

외환보유 중 60%대 유지

중앙은행에게 여전한 인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년 동안 글로벌 기축통화로 기능한 달러의 헤게모니를 무너뜨리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다. 유로화 도입과 같은 일부의 시도는 달러의 과도한 힘을 빼는 데 효과가 있었지만, 대다수 시도는 금방 사그라졌다. 이제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바로 중국 위안화다.


지난해 12월 31일 국제통화기금(IMF)는 '2017년 3분기 외환보유고 통화구성'(COFER) 보고서를 냈다. 각국 중앙은행이 어떤 통화로 외환보유고를 채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기축통화인 달러, 그리고 최근 특별인출권에 포함된 위안화, 재정위기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유로화는 어떤 성적표를 받았을까.


우선 IMF는 모든 정보를 공개하진 않는다. 각국의 기밀사항이라는 이유다. 때문에 구성통화별 총액만 알 수 있다.

2017년 3분기 기준 전 세계 외환보유고 총액은 11조3000억달러다. 2016년 4분기 10조7000억달러에 비해 약간 늘었다. 하지만 2014년 3분기 11조8000억달러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치다.

모든 중앙은행이 IMF에 통화구성 정보를 제공하는 건 아니다. 따라서 외환보유고 총액과 구성통화 총액엔 약 14.6% 차이가 난다. 즉 외환보유고 총액만 밝히고 어떤 통화로 구성됐는지는 보고하지 않는 곳이 있다는 의미다.

3년 전인 2014년 3분기엔 차이가 41.2%에 달했다. 점점 더 많은 중앙은행들이 IMF에 구성통화 내역을 보고하고 있다는 의미다.

2017년 3 분기 구성통화 총액을 살펴보면 달러가 63.5%였다(원그래프 참조). 3년 전 64.6%에서 약간 줄었다. 유로도 3년 전 22.6%에서 20%로 내려앉았다. 반면 엔화는 3.6%에서 4.5%로, 파운드화는 3.75%에서 4.5%로 늘었다. 호주 달러와 캐나다 달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1.8%, 2.0% 비중이었다.

관심이 쏠린 위안화는 2016년 말 1.08%에서 지난해 3분기 1.1%로 약간 늘었다. 스위스 프랑은 0.2%였다.

IMF는 2015년 11월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통화에 포함시킨다고 발표했고, 이 조치는 1년 뒤인 2016년 10월 발효됐다. 글로벌 기축통화로 가는 첫 관문으로 간주되는 조치다. 그해 4분기 COFER 보고서에서 위안화가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8%라고 발표됐다.

한편 달러의 비중은 최근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이다(막대그래프 참조). 1965년부터 최근까지의 달러 비중을 살펴보면, 1991년 46%의 비중을 차지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점차 늘어나다가 2001년 유로화 출범 이후 다시 하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그다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온라인매체 울프스트리트는 "지금까지 달러에 가장 위협적인 통화는 유로화였다"며 "위안화는 아직 달러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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