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 "국립극단, 동시대의 모습 연극 담겠다"

2018-01-25 10:46:53 게재

"연극은 빵입니다. 모든 시민들이 일용할 양식을 먹듯이 문화의 빵도 필요로 합니다. 국립극단은 가장 큰 문화의 빵집입니다. 셰익스피어가 햄릿에서 '연극은 자연에 거울을 비추는 것'이라고 했는데 제 생각도 이와 같습니다. 이념적 경향이나 치우침 없이 국립극단은 우리 시대의 얘기, 문제점, 현재의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국립극단 제공

24일 이성열 신임 국립극단 예술감독의 기자 간담회에서 이 예술감독의 일성이다. 이어 그는 블랙리스트 사태를 언급하며 '성찰과 개혁, 그리고 동시대적 연극을 향하여'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연극계는 블랙리스트의 가장 큰 피해자였으며 연극계 전체는 치유와 이를 딛고 일어설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큰 틀에서 국립극단에도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며 제 임기 내 동시대적 연극을 담아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대와 함께 하는 국립극단 △한국 연극계와 소통하는 국립극단으로 목표하겠다고 밝혔다. 시대와 함께 하기 위해 '동시대적 연극 중심' '창작신작 중심'을, 한국 연극계와 소통하기 위해 '한국 연극 중심' '현장 간담회 확대'를 중시한다.

이를 위해 국립극단 내 3개 극장을 특성화하는 데 역점을 기울인다. 명동예술극장은 '관객 중심 레퍼토리 극장'으로 중장년층을 위한 고품격 세계 명작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백성희장민호극장은 '작가 중심 창작 극장'으로 중견작가에게 신작을 의뢰해 창작신작을 발표하며 온라인을 통해 신진 극작가들이 상시로 신작을 투고할 수 있게 하는 신규사업 '빨간 우체통'과 연속 사업 '작가의 방'을 통해 젊은 극작가전을 개최한다. 소극장 판은 '연출 중심 실험 극장'으로 젊은 연출가전을 연다.

이날 이 예술감독은 소극장 판의 예술감독을 선임, 단독의 결정에 의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한다고 밝혔다. 윤한솔 극단 그린피그 대표가 소극장 판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아울러 국립극단은 학술 출판 작품개발 번역 자료정리 해외극소개 등을 전담하는 작품개발실을 만들고 곧 실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 외 창작신작을 레퍼토리화해서 공연할 수 있도록 레퍼토리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시즌단원제의 경우 2년 임기를 보장하도록 했다.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경우 △청소년과 예술가의 만남 △청소년극 공모와 낭독 공연 △이동 공연 워크숍 등에 중점을 둬서 운영한다.

2018년 국립극단 주요 공연은 △레퍼토리 '3월의 눈' '가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창작신작 '얼굴도둑' '전시의 공무원' '2센치 낮은 계단'(가제) △세계명작 '성' '페스트' △근현대극 '운명' '호신술' △청소년극 '죽고 싶지 않아' '오렌지 북극곰' '사물함' 등이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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