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당 지각변동? … 박선숙 '이탈' 예고

2018-02-07 11:14:43 게재

'당과 생각 다르다' 이유로 정무위 간사직 사퇴

안철수 최측근 … 손금주·이용호 미래당행 거부

재벌개혁 등 구체적 정책에서 마찰 예상

안철수 국민의당대표의 최측근의원으로 분류됐던 박선숙 의원이 당과의 생각차이를 이유로 정무위 간사직을 사퇴, 사실상 미래당과의 '심리적 이별'을 선언했다. 비례대표로 탈당은 하지 않더라도 미래당과 함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박지원 전 대표의 '숨은 1명'이 박 의원이었던 셈이다. 이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인 미래당의 화학적 결합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안철수 대표와 악수하는 조배숙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을 방문, 안철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7일 박선숙 의원측은 "최근 박선숙 의원이 정무위의 당 간사직를 사퇴하면서 당과 관련한 업무를 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했다"면서 "바른정당을 포함한 미래당의 정책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당론과 다르게 투표하고 주장해야 하는 입장일 수밖에 없어 사전적으로 당의 입장을 관철시켜야 하는 간사직을 맡기는 곤란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과 안 대표의 관계는 박 의원이 안 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종용한 이후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불편한 관계의 이태규 의원이 창당을 주도하고 향후 당 운영에 깊이 있게 관여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미래당과의 이별'을 결심한 단초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의원의 선택이 미래당 내부 분열의 전조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재벌개혁, 경제성장 등 경제, 사회 문제 등에서 그동안 상임위에서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의견차이가 명확했다"면서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가까운 진보,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에 가까운 보수적 성향이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정위 금융위 등을 소관부서로 두고 있는 정무위에서는 재벌개혁 등 경제정책과 경제민주화 등에서 큰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가진 대표연설에서 "경제에 있어서는 합리적 진보의 길을 추구하고 안보에 있어서 개혁적 보수의 가치를 담은 제3정당을 건설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경제부분마저 보수쪽으로 흘러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최근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을 두고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큰 시각차를 보인 바 있다. 재판부의 집행유예 판결이 나오자마자 국민의당은 논평을 통해 "법원의 판결은 존중한다"면서 "그러나 이 판결을 많은 국민들이 이른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국민정서법' 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법 앞에는 만인은 평등해야 한다는 일반 국민의 법 감정으로서는 도저히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당사자인 이 부회장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성찰이 있었을 것"면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만큼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 삼성이 처한 국제적인 상황을 감안해 본인이 감당해야 할 기업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권과 기업 사이에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권이나 기업 모두가 반성과 주의를 통해 바람직한 질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의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 중에는 진보적 성향이고 어떤 분들은 민주당 의원보다 더 진보적인 경향이 많은데 바른정당과 합일된 의견을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정책에 대한 조율실패나 이에 따른 반발 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용호 의원이 탈당 후 무속속 잔류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대표와 가까웠던 손금주 의원도 탈당, 미래당과 결별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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