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세계 증시 … 변동성 커질듯

2018-02-12 11:17:34 게재

증시 전문가들 "세계 유동성 장세 종료 … 리스크관리·포트폴리오 안정성 강화 집중"

이번 주 글로벌 증시도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 모습이 예상된다.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장기 강세장에 따른 가격 부담과 연초 이후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 우려 등으로 동반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세계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미국 시장의 인프라 투자계획과 연방은행 총재연설, 1월 소비자물가 발표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제 유동성 장세는 종료된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증시의 2차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우려했다. 아울러 이제 금융환경이 변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따른 투자전략을 변경해야 하며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안정성 강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증시, 외국인·기관 순매도 확대 =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주 글로벌 증시는 금리상승 우려가 강화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다우지수는 -5.21%, S&P 500 지수는 -3.75%, 나스닥은 3.90% 하락했고 유로 스탁 600지수는 5.01% 떨어졌다. S&P 500 지수하락은 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유럽 증시는 각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커져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배경으로, 유로 스탁 600지수는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화 지수는 1.40%로 주간 기준 2주 연속 상승했다. 이는 연초 대비 하락세와 대조되는 움직임으로 단기 달러화의 방향성을 가늠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며 이번 주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통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채권금리는 급격하게 올랐다. 미국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확대 등으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으로 10년 물은 지난 9일 2.85%를 기록하며 주간 기준 2주 연속 상승했다. 유가는 미국 원유공급 확대로 시장의 매도 압력이 강화되면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미만으로 하락 마감했다.

한편 12일 한국 증시는 지난 주말 미국증시의 반등과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5p(0.24%) 오른 2369.52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도 상승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 대비 4.79p(0.57%) 오른 847.39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전 거래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한 것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0.44p(1.38%) 상승한 2만4190.90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49%)와 나스닥 지수(1.44%)도 올랐다.

하지만 큰 폭의 오름세로 장을 출발한 코스피와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점차 지수가 하락하는 추세다. 이날 9시 37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75억원, 기관은 910억원 순매도중이며 개인투자자들만 1047억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440억원, 347억원 순매도 중인 반면 개인은 810억원 순매수 중이다.

"골디락스에서 벗어났음 알려주는 경고" = 하지만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장은 투자환경이 골디락스에서 벗어났음을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경고음일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급락장 한층 높아진 인플레이션 기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금리 상승에서 촉발했고 자산가격 과열에 대한 우려나 모멘텀 추구하는 전략의 기술적 요인들도 하락 강도를 증폭시켰다"며 "이제 확실한 부분은 완만한 성장과 저금리 하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의 변동성을 억눌렀던 시기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IBK투자증권 또한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글로벌 증시의 조정으로 변동성은 확대됐다며 글로벌 유동성 장세는 서서히 종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은 여전히 양호하지만 투자자들이 유동성 축소에 대해 인지를 한 만큼 이전과 같이 상승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앞으로는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장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지금은 금융환경이 변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전략을 변경해야 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은 글로벌 증시의 2차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글로벌 증시는 2차 변동성 확대국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경제지표 결과에 상관없이 미국 금리인상 우려(예상 상회시)와 경기 둔화 가능성(예상 하회시)에 대한 논란이 엇갈리며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연준 총재연설 주목 = 이런 가운데 향후 글로벌 증시의 관전 포인트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하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소매판매지수와 2월 말 파월 연준의장의 의회 증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물가·판매지수로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지, 소비 지표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는지를 수치로 확인하게 된다. 지난 주 세계 주식시장을 '쇼크'로 몰아넣은 불씨는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의 임금·실업 지표로 임금이 오르고 실업이 줄면서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상승했고 이 때문에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세계 증시를 위축되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경제지표 호전이 증시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미국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논란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야 할 것"이라며 "이달 28일과 다음 달 1일 예정된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상승추세로 재진입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이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하향조정 중"이라며 "한국 증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실적 불확실성이라는 부담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적이겠지만 본격적인 분위기 반전은 올해 1분기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는 3월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라며 "당분간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안정성 강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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