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다시, 독립의 기억을 걷다

만주·연해주 독립운동현장의 기록

2018-05-18 10:09:50 게재
노성태 지음 / 살림터 / 1만6000원

현직 역사 교사가 발로 쓴 한국독립은동사이자 최근 만주와 연해주 지역의 현장성까지 생생하게 담아낸 답사보고서가 출간됐다. 저자는 현재 광주국제고등학교에서 수석교사로 재직중이다.

한국독립운동사에서 만주·연해주는 매우 중요하다. 1920~1930년대 무장 항일투쟁의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의 단지동맹지, 의거지, 순국지뿐 아니라 수이푼 강가에 서있는 이상설 유허비, 민족시인 윤동주 생가, 봉오동·청산리 대첩의 현장 등이 모두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만주와 연해주 답사를 시작한 저자는 광주지역 역사 교사들과 함께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의 출발역인 라즈돌리노예 역, 50만 고려인 역사의 첫장을 연 지신허 마을, 연추하 안중근 단지 동맹비를 확인했다. 2009년 청산리 전적지와 압록강 철교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교통국이 있었던 이륭양행 터, 화룡 지역 대종교 3종사 무덤, 고구려·발해 문화유적을 돌아본다. 그리고 2010년 3년여의 현장 기록을 바탕으로 '독립의 기억을 걷다'를 출간했다.

책이 출간된지 8년이 지난 최근 저자는 고구려와 발해의 찬란했던 유적부터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의 가슴 아픈 흔적까지 만주와 연해주 곳곳으로 독자들을 다시 이끈다. 8년 사이에 하얼빈에 정율성 기념관이 건립되었고, 하얼빈 역사에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이 들어섰다 철거됐다. 용정 대성학교 앞 윤동주 시비 왼쪽에는 거대한 윤동주 동상이 섰으며 명동촌은 윤동주 기념관과 기념 시비로 가득 찼다. 송몽규의 집도 명동학교도 다시 단장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고구려·발해 역사가 동북공정에 의해 중국의 역사로 둔갑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 영웅들과 이들의 활동을 뒷받침한 만주·연해주 동포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민족이 기억해야 할 시간과 사람들을 강조한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와 그들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기억하고자 한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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