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긴축발작(Taper tantrum)' 위기감 확산

2018-06-15 11:29:55 게재

미국 이어 유럽도 돈줄 죈다

유럽이 양적완화(QE) 종료 계획을 밝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빨라지자 유럽도 본격적인 긴축대열에 동참했다.

통화가치 급락과 자본유출로 신흥국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신흥국 6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현재 매월 300억유로인 자산매입 규모를 10월 이후 150억유로로 줄인 뒤 12월엔 자산매입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양적완화 종료 스케줄을 확실하게 발표한 것이다. 다만, 경기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내년 여름까지 현 금리수준인 기준금리(0.0%) 및 예치금리(-0.4%), 한계대출금리(0.25%) 등의 정책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ECB의 양적완화 정책 종료는 지속적인 채권매입으로 보유 자산규모가 비대하게 커진 상황인 데다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을 정상화함으로써 향후 경기 불안시 긴밀하게 대응할 정책 여력을 확보해둬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의 긴축정책은 이미 타격을 입고 있는 신흥국에 더 큰 불안감과 변동성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과 자본유출이 불가피한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화정책 정상화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여 장기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고, 신흥국 통화 약세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아르헨티나와 터키에 이어 브라질에 대한 우려까지 높아진 가운데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선진국으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변동성 주기는 짧아지고, 여전히 G2를 포함해 글로벌 무역 갈등 또한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별 월간 채권 매입규모를 살펴보면 10월부터 마이너스 국면에 진입하게 된다"며 "신흥국들의 긴축강도도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강해질 수 있고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진 연구원은 "이는 신흥국의 경기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4분기부터 신흥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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