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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과 '경제성'으로 찾아낸 자연의 아름다움

2018-06-15 11:19:33 게재
프랭크 윌첵 지음 / 박병철 옮김 / 흐름출판 / 2만5000원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신은 어떤 의도로 이 세계를 창조했을까? 역사적으로 이에 대한 해답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분분했다. 하지만 모두가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단 하나의 진리는 '우리를 둘러싼 이 세계는 아름답다'는 것이다. 때문에 풍부한 창조력을 가진 사람들은 이 세계를 만든 어떤 존재(?)가 본질적으로 예술가이며 그의 심미안을 공유하고 느낄 수 있다고 믿었다. 이후 이들의 사상은 수세기에 걸쳐 다양한 질문을 양산하면서 철학과 과학, 문학, 예술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500년 전 숫자에서 우주의 질서를 찾았던 피타고라스, 천체 신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갈릴레이, 만물운동을 하나의 역학법칙으로 통일한 뉴턴, 고전 전자기학을 완성한 맥스웰, 상대성이론으로 현대물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아인슈타인 그리고 에미 뇌터처럼 양자이론을 구축한 20세기의 물리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이 천재적인 인물들은 하나같이 이 세계가 본질적으로 아름다운 존재라는 가정을 통해 역사에 영원히 남는 위대한 과학이론들을 발견해냈다.

2004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저자 프랭크 윌첵 MIT 교수는 이들의 사유와 이론에 깃들어 있는 정수, 즉 이 세계가 '대칭'과 '경제성'이라는 대원칙에 의해 창조됐다는 사실을 밝힌다.

이러한 자연의 작동원리를 인간의 감각만으로 찾아내는 건 불가능하다. 인간의 감각은 빛이나 색, 원자와 같은 구성 입자 등, 자연이 본래 갖고 있는 요소 중에서 지극히 한정된 것만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미경이나 망원경으로 들여다보거나 혹은 원자나 원자핵을 분해하거나 혹은 길고 긴 수학적 논리를 거쳐야만 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눈앞에 그려내기 위해 역사 속에 등장했던 과학자와 예술가, 철학자들을 소환한다. 이 역사 속 인물들은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현상들을 탐구하고 아름다움의 비밀을 풀어내기 위해 헌신한 위대한 대가들이다. 저자는 그들의 영광스러운 족적을 따라가면서 이 세계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걸 우리에게 보여준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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