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부채 포함하면 GDP의 380%

2018-06-22 11:24:56 게재

미국의 진짜 위기는 재정적자 에서 이어짐.

미국의 GDP 대비 부채율 그래프를 보면 재정적자로 빚이 치솟은 때는 1812년 영미전쟁과 1860년대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대공황 시기였다.

하지만 위기가 해소되면 미국의 재정은 빠르게 안정됐다. 경제성장이 활발해졌고 재정흑자를 기록하면서 부채가 빠르게 줄었다.


무역적자와 재정적자가 동시에 발생해 '쌍둥이 적자' 시대로 불렸던 1980년대에도 부채가 빠르게 늘어났지만 미국은 1990년대 중반 재정흑자를 기록하며 부채를 줄여나갔다.

하지만 2001년 이후 부채와 적자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역사상 최장 기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부채율 급증 배경에 명확한 위기요소가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지만 실업률과 자산가치 회복 등의 지표로 보면 위기는 2013년 공식 종료됐다. 하지만 재정적자와 부채는 계속 늘고 있다. 2001년 GDP 대비 55%에 불과했던 부채율은 2013년 101%로 100%를 넘더니 올해 현재 106%를 기록중이다.

더 큰 문제는 공식 부채 이외에 숨겨진 부채(unfunded liabilities)가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1969년부터 '통합예산'(Unified budget) 원칙에 따라 중앙정부의 일반회계예산은 물론 모든 특별회계예산과 각종 기금, 지방정부의 일반·특별회계 예산을 모두 합쳤다. 이에 따라 사회보장기금, 공적연금(OASDI)이 정부 예산 내로 편입됐다.

에코니미카는 "통합예산이 시행된 이후 미 정부는 사회보장기금, 공적연금(OASDI) 등의 흑자액을 포함해 모두 74조달러를 썼다"며 "현재 연방정부 부채 21조달러의 3배 가까운 53조달러가 숨겨진 부채"라고 설명했다.

이를 포함하면 미국 부채율은 GDP의 380%에 달한다. 지난 50년 미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진 빚으로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 문제는 공적 연기금이 더 이상 흑자를 낼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쌈짓돈처럼 빌려 쓸 구석이 없어졌다. 또 연준도 자산 정상화 정책을 통해 미 국채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외국 정부도 미 국채를 줄이고 있다. 재정절벽이 가팔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15일"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get out of hand)'로 커지지 않도록 미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유념해야 한다"며 "미국이 지속 가능한 재정 경로로 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김은광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