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회담, 김정은에 또 한번 기회"

2018-12-07 11:33:42 게재

볼턴 보좌관 인터뷰서 주장 … 미 전문가들 "2차 회담서 영변카드 제시할 듯"

내년 초 개최가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미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또 한 번의 기회"라며 "북한이 비핵화약속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들었다"면서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실행(performance)"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약속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으로 믿음을 줘야 한다는 압박인 셈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일정 수준의 협상카드를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미국내 북한 전문가인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6일(현지시간)오후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의 계산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상의 협상대상'이라는 것"이라며 "아마도 영변 핵시설 폐기를 비롯해 몇 가지 딜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테리 연구원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비롯한 극적인 비핵화 딜이 성사되기는 힘들 것으로 평가했다.

볼턴 보좌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전망에 대해서도 결국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한 약속을 이행할 기회를 주려 한다"며 "북한을 위해 문을 열어뒀고, 북한은 그 문으로 걸어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것은 북한체제에서 유일한 의사결정권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말을 이행할 또 한 번의 기회(one more chance)"라면서 "나는 대통령이 (그것을) 김 위원장에 대한 보상으로 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미협상에서 반드시 미국이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한국명 박정현) 한국석좌는 코리아소사이어티 토론회에서 "시간이 반드시 우리 편인 것은 아니다. 북한에 유리한 상황 같다"면서 "북한으로서는 어떤 것을 제안하거나 양보하더라도 제재를 풀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치켜세우고 서한을 주고받으면서 결과적으로 정상회담이라는 상자에 갇혔다"고 진단했다.

볼턴 보좌관은2차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해서는 "새해 첫날 이후 어느 시점에(some time)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다소 모호하게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내년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다"고 말한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월 1일 이후 얼마 안 돼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은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재철 기자 · 연합뉴스 종합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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