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특허이야기 ⑧

라이스 클레이, 수족구병 백신의 특징

2019-03-13 11:36:40 게재

 

박원주 특허청장

삼치 커틀릿이 들어간 햄버거, 삼치 고구마 강정, 고등어 어포 스낵, 고등어 핫바. 듣기에도 생소하고 어울리지 않을 법한 궁합이지만, 이는 부산의 한 초등학교 급식의 인기메뉴이다. 생선은 특유의 비린내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어서, 학교급식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어떻게 생선을 이용한 요리가 인기메뉴로 등극했을까. 비밀은 저염도 탄산수와 대추추출물을 이용해 생선을 세척하여 비린내를 제거하는 특허기술에 있다. 이 기술은 2017년에 특허로 등록되어 현재까지 10개 학교의 급식에 이용되고 있다.

최근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슬라임(액체괴물)의 훌륭한 대체품으로 부각되고 있는 '라이스 클레이'도 특허기술이 식품에 적용된 또 다른 사례이다. 아이들이 오랫동안 가지고 놀기 위해서는 쌀 반죽이 굳지 않아야 하는데, '굳지 않는 떡' 기술이 이를 해결했다.

라이스 클레이로 만든 캐릭터 떡

떡메를 치는 과정인 '펀칭 기법'을 이용해 첨가물이나 화학적 처리 없이도 떡을 장기간 보관하게 해줬기 때문이다. 하나의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라이스 클레이는 현재까지 2900여명의 전문강사도 양성하여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사례들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기술을 개발한 연구자가 공무원인 '국유특허'란 점이다. 국유특허란 국가공무원이 업무과정에서 개발한 발명으로, 현재 6800여건이 특허로 등록·관리되고 있다. 이 중 절반정도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농업분야 기술이지만, 최근엔 백신개발과 같은 의약분야나 전자, 통신 등 첨단분야의 국유특허도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질병관리본부 연구원이 개발한 수족구병 관련 백신 원천기술은 지난해 특허로 출원되자마자 22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국내 대기업에 이전되어 주목을 받았다.

특허청은 지난해 10월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국유특허 활용 혁신방안'을 마련했다.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우수 국유특허를 창출하고, 우리 기업이 보다 쉽게 국유특허를 이전받아 사업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국유특허의 민간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도 과감히 개선할 계획이다. 제2, 제3의 '굳지 않는 떡'이 어려움을 겪는 우리 중소기업의 돌파구가 되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길 바란다.

박원주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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