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 20조원' 배달음식시장 급가속

2019-03-26 10:55:48 게재

외식 불황 무색, 1년새 33% 성장

'배달의 민족'에서만 5조원 거래

1인가구 영향, 사모펀드도 관심

배달음식시장이 초고속으로 커지고 있다. 매출액만 지난해 기준 20조원대로 추산된다. 1년새 33%나 불었다. 외식업 불황이란 말이 무색하다. 와서 먹지 않아도 시켜선 먹는다는 얘기다.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 ~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덕분이다.

나쁜 날씨와 못된 환경도 배달음식을 더 많이 찾게 만들었다. '배달앱'은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붐볐다. 배달앱 1위업체인 '배달의 민족'엔 한달 평균 2800만건의 주문이 몰렸을 정도다. 외식산업이 배달음식을 중심으로 판이 바뀌는 모양새다.

배달의 민족(배민)은 배민을 통해 음식점 광고·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자영업자들이 지난해 5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26일 밝혔다.

전년에 비해 73%나 증가한 수치다. 업주 1인당 평균 월 매출액도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2018년 12월 기준 배민 월 이용자수는 900만명, 월 주문수는 2800만건을 넘었다. 1년 전에 비해 각각 50% 이상씩 늘었다.

배달음식만큼은 호황이었다.

배민측은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밀레니얼 세대 등 인구 변화와 고객 트렌드의 변화, 여기에 폭염, 혹한, 미세먼지 등 환경 요인도 배달음식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식 산업이 '배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시장의 파이도 커지고 있다.

배달앱 업계는 배달음식시장 규모를 2017년 약 15조원에서 지난해 20조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1년새 33% 넘게 커져버린 셈이다. 3%대에도 못미치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배달음식시장 고성장으로 배민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배민 매출은 2017년 1519억원에서 2018년 2722억원으로 79% 성장했다. 배민라이더스 등 다른 사업까지 포함하면 2018년 매출은 3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96%나 증가한다. 영업이익은 596억원, 영업이익률은 18.4%다.

한편 외식산업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사모펀드들의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삼정KPMG가 지난 2일 발간한 '외식업의 현재와 투자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사모펀드의 외식업 투자는 최근 5년간 총 투자건수 364건, 투자총액 416억달러로 꾸준하게 투자를 이어왔다.

국내 사모펀드는 외식업에 대한 투자에 심사숙고하는 편이지만 배달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외식업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외식산업에 투자할 생각이라면) "소비자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혜안과 외식 브랜드가 가지는 확장성에 대한 판단이 중요해졌고 라스트마일 배송(LMD) 인프라 확대에 따른 배달음식 분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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