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심사 '혁신성·서민금융'에 방점

2019-03-28 11:40:40 게재

배점의 절반 차지

"사업 안정성도 중요"

키움·토스뱅크 가능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서비스의 혁신성과 서민금융지원' 등에 강점을 가진 곳이 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28일 금융당국이 공개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주요 평가항목과 배점'에 따르면 1000점 만점에 사업계획의 혁신성 배점은 350점, 포용성 배점은 150점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자본금과 자금조달방안(10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100점), 사업계획(안정성, 2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100점) 등은 은행업을 신청하는 업체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항목이다.

특히 2015년 금융당국이 밝힌 주요 평가항목의 배점에서는 없었던 '포용성'이라는 항목이 새롭게 포함됐다.


포용성은 '서민금융지원과 중금리대출 공급 등 더 낮은 비용이나 더 좋은 조건으로 포용적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금융소비자 이익 향상에 기여할 것인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이는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첫 주자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지원에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3번째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인가심사 단계부터 서민금융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금융당국이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혁신성과 포용성을 중점적으로 심사하고 사업의 안정성도 중요하게 판단해야 할 항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27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받은 결과 가칭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애니밴드스마트은행' 등 3곳이 도전장을 냈다.

키움뱅크는 키움증권과 다우기술이 주축인 28개 주주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이다.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 등 시중은행과 대기업이 참여한 것을 비롯해 11번가,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롯데멤버스, 웰컴저축은행, 하나투어, SK증권, 바디프랜드 등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했다.

토스뱅크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중심으로 한화투자증권과 굿워터캐피탈, 알토스벤처스, 리빗캐피탈, 한국전자인증 등 8개 주주사의 참여로 구성됐다.

애니밴드스마트은행은 이 모씨 등 개인주주 3명이 주주구성을 협의하고 있지만 요건을 갖추지 못해 중도하차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사업의 혁신성과 포용성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안정성' 항목도 강조하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에 필요한 적정 수익의 지속 창출이 가능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주요주주가 자금 등을 투자할 의지가 있는지,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지 등을 심사하는 것이다.

애니밴드스마트은행은 해당 항목을 통과하려면 좀더 안정적인 투자 구조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토스뱅크는 사업의 혁신성과 포용성 측면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할 가능성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의구심이 있는 상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 지분 60.8%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자본금이 출범 3년 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몇 년 안에 60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신청 컨소시엄 중 키움뱅크는 주주사의 안정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존 대형은행의 금융업 경험과 대형 ICT기업의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탄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28개 주주사들과의 사업을 연계하면 금융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은 "참여 주주사가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빅데이터 역량을 바탕으로 한 정교한 신용평가와 상권분석 모델 등으로 금융 소외계층과 소상공인의 동반 성장을 획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움뱅크의 주요주주사인 롯데멤버스는 "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음파를 활용, 전국 9500개 세븐일레븐에 비치된 ATM기에서 음파 기술을 통해 카드없이 모바일만으로 편리하게 계좌 입출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L포인트 회원 3900만명을 L포인트 ID로 키움뱅크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키움뱅크의 지분은 다우키움그룹이 가장 많은 34%를 갖고 KEB하나은행 10%, 코리아세븐과 롯데멤버스가 8%를 갖는 구조다. SK텔레콤은 법적 규제로 10% 이내에서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4~5월에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포함한 금감원 심사를 진행하고 금융위 예비인가 여부를 5월 결정할 예정이다. 예비인가를 받은 이후에는 본인가 신청과 인가를 거쳐 6개월 이내에 영업을 개시할 수 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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