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겪은 영진산업

3년만에 매출 2.8배 고속성장

2019-04-09 00:00:01 게재

전경련경영자문단, 시스템 정비 … 적극투자·기술개발로 극복

공장 건물마다 숫자가 매겨져 있다. 관리동 사무동 프레스동과 같은 이름 대신 1번부터 9번까지 번호를 매겨 처음 방문한 사람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포장 현장에 배치된 자동화 로봇. 사진 범현주 기자

8일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에 있는 영진산업(대표 민병오 민효기)을 방문했다. 소비자가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는 철제 조립식 수납선반 앵글을 만든다. 최근에는 앵글 구멍을 안쪽으로 만든 신제품 '홈던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민효기 영진산업 부사장은 "2014~2016년 급속성장을 하면서 인력채용, 시스템 구축 등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며 "급격한 매출증가에 따른 성장통이 발생했는데 외부자문을 받아들이고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 등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진산업은 1979년 영진앵글로 설립돼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2012년 매출이 44억원에 종업원수 16명의 작은 규모였다. 이후 온라인 쇼핑몰에 진출하고 가정용 제품 '스피드랙'을 출시하면서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2014년 매출 64억원에서 다음해 50% 가까이 성장한 94억원에 이르렀다. 홈쇼핑에 진출한 2016년은 무려 두배 늘어난 19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263억원에 당기순이익 25억원의 실적을 내며 회사 외형이 커지고 내실을 다졌다. 공장도 1~3번 건물에서 9번까지 확장했다. 종업원수도 16명(2012년)에서 지난해 79명으로 크게 늘었다. 설립때부터 무차입경영을 원칙으로 삼아 은행 빚이 없다.

경기도로부터 일자리우수기업과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ㆍ인증됐다. 지난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뿌리기술전문기업 인증을 받았다.

회사는 2013년 회사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른바 '성장통'에 직면했다. 생산시설 인력 등이 부족하고 외주사 관리와 내부 관리가 부실해지면서 품질불량과 납기지연 등이 발생한 것이다. 민 부사장은 KTX를 타고가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경영자문단 소개책자를 보게 됐다. 민 부사장은 바로 연락을 취해 경영자문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무료로 자문하는 경영자문단은 현재까지 모두 7명의 자문위원을 투입했다. 이들은 20~30년간 대기업에서 생산 경영전략 영업 인사 마케팅 분야 전문 임원으로 활동한 경험과 노하우를 영진산업 구성원과 함께 현장에 적용했다.

이병기 자문위원은 영진산업이 한참 성장통을 겪던 2015년 매주 김포를 방문했다. 하이마트로지텍 대표이사 경력의 이 자문위원은 경영전략 분야 문제해결에 집중했다.

이 자문위원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경영개선에 나섰다"며 "2016년 생산시설 부족 해소를 위해 36억7000만원을 투자하는 등 연도별 투자를 진행했다"며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자동화 로봇을 도입해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각종 내부 시스템을 정비했다"고 말했다.

중기부 등 각종 정부기관의 지원정책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자동화 로봇 도입과 KBS 광고 등도 중소기업 지원자금 도움을 받아 실현한 사례다.

민 부사장은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처우와 복지도 좋아야 한다"며 "매년 이익의 20%를 직원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졸초임이 3400만원이다. 외국인 노동자는 18명 정도로 비중이 낮은 편이다.

이 자문위원은 "중소기업 CEO는 외롭다"며 "이들 얘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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