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강한 기업을 찾아│한세예스24홀딩스·한세실업

"세계인이 사랑하는 옷 우리가 만듭니다"

2019-05-21 11:24:17 게재

전세계 최고 의류 브랜드 생산기지로 성장

지난해 13억달러 수출 … 3억4900만장 생산

해외에서 '좋은 한국기업' 홍보역할 '톡톡'

미국인 3명중 1명이 입는 옷을 만드는 회사.

나이키 언더아머 갭 핑크 아메리칸이글 등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

월마트 타겟 등 세계적인 대형마트 의류를 생산하는 회사.

한세예스24홀딩스(회장 김동녕·사진 아래 왼쪽) 자회사인 한세실업이다.
한세실업 베트남 생산공장 내부. 사진 한세실업 제공


21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1982년 설립된 한세실업은 10년이내에 매출 3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3억4900만장, 약 13억달러어치의 의류를 생산·수출했다. 한국 본사에 730여명,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니카라과 과테말라 아이티 미국 등 7개국 15개 해외법인에서 3만6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한세실업을 바탕으로 자체 의류 브랜드는 물론 유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세실업을 비롯해 유아동복 기업 '한세드림', 캐주얼브랜드 '한세엠케이', 데님 브랜드 'FRJ' 등 패션 부문과 인터넷서점 1위 '예스24'와 교육·출판 전문기업 '동아출판' 등 문화·콘텐츠 부문을 총괄하는 지주회사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이들 계열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외투자, 시장조사, 경영자문, 인수합병 홍보를 전담하고 있다.

◆한세실업 글로벌 시장 확대 = 한세실업은 미주지역에 집중되어 있던 사업을 유럽과 일본으로 확대하며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 한세실업은 해외 유명 의류 브랜드 생산을 전담하는 회사다. 유럽을 대표하는 3대 패션브랜드인 'H&M' '자라' '프라이마크'와 거래를 하고 있다. 2014년부터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무지'도 생산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수준높은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전세계 각국 바이어들을 만나고 있다. 연구개발본부에는 디자이너 120명과 연구인력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해외 명문 디자인학교 출신으로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분석, 창의적인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이들을 통해 우수한 디자인과 원단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나이키와 갭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경쟁력 때문이다.

한세실업은 유럽시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 유럽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미얀마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3년전부터 진행한 아이티 공장은 준공을 마치고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아이티 법인은 향후 82개까지 생산라인 확대해 중미 생산 본거지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현재 수주 물량 60% 이상을 베트남 법인이 담당하고 있는데, 한세실업은 생산지역 다변화를 통해 확대되고 있는 수출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는 "스마트 공장 설립으로 실시간 작업 과정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며 "생산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파악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 법인 직원들이 체육대회에서 장기자랑인 '한세 갓 탤런트'에 참가해 춤을 추고 있다. 사진 한세실업 제공


◆현지 친화기업으로 = 한세실업이 글로벌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직원 친화적 경영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꼽고 있다.

1986년 한세실업이 해외 첫 진출지로 결정한 곳은 태평양 한가운데 미국 자치령인 사이판이었다. 일반인들에게는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지만 미국령이어서 물건을 만들어 본토로 보내면 무관세와 쿼터제한도 받지 않았다.

당시 한세실업은 사이판 구알롤라이 해안가 언덕에 공장을 짓기 위해 철구조물을 공수해 놓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장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시간은 흘러가고 나날이 공장터에 쌓아둔 철구조물은 녹슬어갔다.

한세실업은 현지민 마음을 얻기 위해 찾아낸 묘안이 하수도였다. 지역 하수도 시설이 미흡하다는 것을 알고 열악한 하수도 공사를 해주겠다고 제안을 하자 주민들도 모두 찬성으로 돌아섰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에서도 '가장 일하고 싶은 가족 친화 기업'으로 불리고 있다. 베트남 내 한국 직원들은 생산직으로 근무하는 현지직원 가족의 각종 경조사에 참석한다. 국적을 불문하고 '한세'라는 이름 아래 기쁜 일과 슬픈 일을 함께 나눈다.

1992년부터는 해외법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중 근무 평가가 우수한 직원들에게는 한국 방문 기회를 주고 있다. 서울 본사와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글로벌 한세인'이란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세라는 한 지붕 아래 근무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10여명이 선발돼 현재까지 약 300여명 해외 현지직원이 한국 방문 기회를 얻었다.

또 매년 11월에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임직원들과 가족을 포함, 약 3만여명이 모이는 대규모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미국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착안해 직원들이 장기를 선보이는 '한세 갓 탤런트'라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1000여명 이상 직원이 참여해 예선을 치르고 현지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례행사 중 하나다.

베트남 법인에서 근무하는 레 응웬 호앙 안씨는 "한국 연수뿐 아니라 체육대회 등 자긍심을 높이는 프로그램이 많아 다른 회사 직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이 다니고 싶은 기업 1위 = 최근 한세실업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여성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기업 1위'를 차지했다.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와 사단법인 '미래포럼'이 지난해 발표한 '성별 다양성 지수'에 따르면 한세실업은 국내 200대 기업 중 77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지난해 9월 기준, 한세실업 전체 직원 600여명 가운데 여성 직원은 367명이다. 전체직원 중 여성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61%에 달한다. 팀장급 여성직원은 53명, 이사 이상 임원은 13명으로 임원 절반이 여성이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여성과 남성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직원 모두가 존중받고 소통에 힘써왔기 때문에 여성 비율이 타기업에 비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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